[초등학교 ‘햄버거 회장’] 혼탁 배우는 선거 실태와 문제점, 유래-회장의 유래

[초등학교 ‘햄버거 회장’] 혼탁 배우는 선거 실태와 문제점, 유래-회장의 유래

입력 2004-03-09 00:00
수정 2004-03-0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종래의 학급 ‘반장’은 1998년 이후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회장’‘실장’ 등으로 명칭이 다양하게 바뀌었다.아직 ‘반장’으로 부르는 학교도 있다.자치 어린이회를 꾸리는 일부 초등학교 고학년에서는 어린이회 ‘의장’ 역할을 하는 ‘회장’과 행정업무를 맡는 ‘반장’을 구분하기도 한다.학교에 따라 한 명의 선출직 ‘회장’ 아래에 남녀 각 한명씩의 선출직 ‘부회장’을 두기도 하고,남녀 각 한명이 선출직 복수 회장을 맡기도 한다.임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한 학기다.그러나 맡은 일은 선생님을 대신해 출석을 부르거나 점수를 매기는 등 대부분 예전의 반장과 큰 차이가 없다.

명칭과는 상관없이 학급의 대표를 뽑는 제도의 유래는 학자마다 해석이 분분하다.일제시대의 잔재라거나 조선시대 서당에서 나왔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하지만 회장 제도가 그 유래와 관계없이 일제시대를 거치며 군국주의에 기초한 권위주의에 물들어 본래의 취지와 달리 크게 왜곡됐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일제 시대의 산물”

교육학자 조화섭(46·한국임용고시학원 강사)씨는 “일제시대 학교에서 조별로 조장을 뒀던 것이 오늘날 학급 회장의 유래”라면서 “군국주의 시대,국민을 획일적으로 통솔하기 위해 ‘장’을 만들고 교사의 통제권과 권위를 일정 부분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반장이나 학급회장이 교육 제도의 산물이 아니라,교사가 한 학급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사용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교사의 행정 업무를 일부 도맡는 회장의 역할도 여기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조씨는 “회장은 또래의 학생끼리 선출하기 때문에 ‘민주적’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회장이라는 자리가 또래 위에 수직적으로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도 권위주의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한두 명만 학급회장을 ‘독식’해 학생끼리 위화감을 조성하는 현행 제도를 폐지해 모든 학생이 돌아가며 한번씩 회장을 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시대 접장이 기원”

교육학 박사 구평회(44·학원경영)씨는 “학급회장은 학생과 교사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동서양에 늘 존재해 왔다.”고 설명했다.그는 조선시대 서당의 ‘접장(接長)’에서 회장의 유래를 찾았다.한 훈장 밑에서 공부하는 학생 중 나이 많고 학식이 풍부한 ‘접장’이 하급자를 가르쳤듯 회장도 교사와 학생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의 고유한 전통이 일제시대를 거치며 크게 왜곡됐다.”고 개탄했다.구씨는 “일제시대 학생에게 군사훈련을 시키려면 무엇보다 효율성을 따져야 했다.”면서 “교사가 학생을 권위적으로 다스리기 위해 권위를 내세우다 보니 중간자적인 학급회장도 권위주의에 물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구씨는 “3월에 뽑은 회장이 한 학기나 1년 동안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프로젝트별로 대표를 뽑는 외국처럼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훈기자 nomad@˝
2004-03-09 4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