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대책 학부모·교사 반응

사교육대책 학부모·교사 반응

입력 2004-02-18 00:00
수정 200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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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교사들은 “과외를 근절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교육방송(EBS) 강화 방안에는 기대가 많았지만 과거의 보충수업과 비슷한 ‘수준별 보충학습’의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학부모,“자질부족 교원 퇴출 등 보완책 필요”

학부모들은 이번 대책으로 일부 학생들을 학교로 끌어들일 수는 있겠지만,학벌중시 풍토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사교육의 비중이 결코 가벼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둘째 아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이경자(48·여)씨는 “아이들이 너무 일찍 귀가하는 바람에 학부모가 어쩔 수 없이 학원에 보내는 측면도 있다.”면서 “수준별 보충학습이 시행되면 학부모가 학교를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고,사교육비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송환웅(57)씨는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학벌주의를 타파하기 전에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한달에 100만원씩 학원비를 내는 현실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3,중1에 진학하는 두 자녀를 둔 고진광(49)씨는 “서울 강남의 이른바 명문고가 주요대학 합격자를 많이 내는 것은 학교와 교사의 질적 차이 때문”이라고 말했다.‘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자질이 부족한 교원을 퇴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등 보완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또다른 과외 걱정”

학생들의 반응도 엇갈렸지만,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더 많았다.세문고 2학년 방준석(17)군은 “요즘 인터넷 강의가 유행하고 있는데 EBS e-learning이 정착된다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선일여고 2학년에 올라가는 정연희(18)양은 “EBS에서 수능문제가 많이 나온다면 수업 부담이 적은 재수생이 더욱 유리해진다.”면서 “앞으로는 학교교육과 EBS에다가 학원까지 다녀야 할 것”이라고 푸념했다.문영여고 조혜진(17)양도 “EBS 방송 내용을 가르치는 과외가 생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사,“현실 반영 못해”

일선 교사의 반응은 냉담했다.이번 대책이 일선 실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배문고 김세환(50) 연구부장은 “그래도 남보다 앞서려는 학생은 학원을 기웃거릴 것”이라고 말했다.서울 S고 김모(42) 교사는 “상위권 학생은 어차피 학교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고,최하위권 학생은 공부를 하지 않으니 결국 중위권 학생을 나눠 보충학습을 하라는 얘기인데 이렇게 되면 반편성 자체를 할 수 없다.”면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아닌데 교사에게 인내심을 갖고 이런저런 수업을 다하라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한국교총,“미봉책”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하병수 사무국장은 “입시개혁과 대학서열 해소라는 사교육문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단기적인 처방”이라고 비판했다.한국교총 한재갑 대변인도 “학교교육 정상화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고 미봉책으로 흐른 것 같다.”고 말했다.반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잡은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환영했다.

대학,“내신 객관성 확보 방안이 선행돼야”

대학들은 내신의 변별력 확보가 이번 대책의 관건이라고 평가했다.학생부 성적이 학교 규모나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일선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평어 방식은 변별력이 떨어지고 석차는 학교 규모나 수준에 따라 들쭉날쭉해 현재의 내신은 객관적인 평가기준으로 볼 수 없다.”면서 “내신 비율을 높이려면 성적 부풀리기 등의 맹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객관성 확보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려대 입학관리실측은 “입시가 자율화되는 추세인데 학생부 반영비율을 높이겠다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학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수 없고 열심히 하는 고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간의 차이가 무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엄마’ 박춘선 서울시의원 “사후 대응은 늦어… 먼저 살피고 선제적으로 대응·지원해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박춘선 의원(강동2,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열린 제339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제2차 교육위원회에서 과밀학급 지원체계, 학생 도박·마약 예방, 직업계고 졸업생 진로관리 등 서울교육의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정책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획일적인 과밀학급 분류 기준을 폐지하고, 학급당 학생 수나 지역별 증가 추이 같은 객관적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과밀 정도에 따라 지원의 우선순위와 규모를 차등화하는 데이터 기반의 선제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교의 수동적인 신청 방식에만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처럼 학생 증가가 확실시되는 지역은 문제가 터진 뒤 수습하는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야 한다. 입주 계획과 학령인구 변화를 선제적으로 분석해, 교육청이 먼저 부지를 발굴하고 필요한 학교 설립을 주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와 함께 과밀학교와 과소학교의 여건을 함께 살펴 유휴교실을 늘봄이나 돌봄 등에 탄력적으로 활용하고, 과밀지역에는 모듈러 교실 등 다양한 공간 확충 방안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학교별 지원·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별·학교별 추진 상
thumbnail - ‘강동엄마’ 박춘선 서울시의원 “사후 대응은 늦어… 먼저 살피고 선제적으로 대응·지원해야”

박지연 김효섭기자 anne02@˝
2004-02-18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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