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서울] 청계천 또 한번의 변신 디지털 川국

[Zoom in 서울] 청계천 또 한번의 변신 디지털 川국

조현석 기자
입력 2006-09-14 00:00
수정 200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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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어느 주말 오후. 동갑내기 연인인 디지털군과 아날로그양이 서울 청계천 데이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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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군은 청계천이 ‘디지털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소식을 듣고 컴맹인 여친 아날로그양에게 자신을 뽐내기 위해 청계천 데이트를 결정했다.

서울시가 13일 발표한 ‘청계천 마케팅 전략과 신문화벨트 구축계획’을 토대로 내년부터 실현될 디지털군과 아날로그양의 가상 데이트를 따라가 봤다. 디지털군은 노트북 컴퓨터와 개인휴대용 정보단말기(PDA)를 챙겨 청계광장에서 여친인 아날로그양을 만났다.

청계광장 주변 차도에 설치된 테이블과 의자에는 휴일을 맞아 나온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디지털 강국인 서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온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게 많다.

서울시가 올초부터 청계광장에서 삼일교까지 주변차도 880m를 주말과 공휴일에는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한 터이다. 디지털군은 테이블에 아날로그양과 마주 앉아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신 뒤 모전교로 내려갔다.“옛날 인근에 과일을 파는 가게인 ‘과전’(果廛)을 ‘모전(毛廛)’이라고 불렀는데, 이 다리 명칭이 바로 거기에서 유래한 것이야….”

디지털군이 모전교의 유래를 설명하자 아날로그양이 깜짝 놀랐다.‘내 남자친구가 이렇게 유식할 줄이야.’라는 눈빛이었다.

바로 ‘모바일 투어가이드’ 덕분이었다. 디지털군은 PDA를 통해 들어온 설명을 그대로 읽어준 것뿐이다. 디지털군이 주변 다리의 역사와 맛집, 박물관, 쇼핑센터 정보 등을 쉴 새 없이 들려주자 여친은 벅찬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광교에 설치된 5m 높이의 전광판인 ‘디지털 미디어월’에서는 세계 금융시장 정보가 실시간으로 흘러나왔고, 관수교 아래에 설치된 전동식 스크린에서는 독립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디지털군과 아날로그양은 계단에 앉아 두 손을 꼭 잡고 무료로 영화 한 편을 감상했다.

어느덧 밤이 어둑해지자 보행 전용교인 세운교에 올라서자 다리 중간에 ‘디지털 조명 상징탑’이 화려한 조명쇼를 펼치고 있다.

때마침 아날로그양이 급하게 친구로부터 온 ‘이메일’을 확인해야 한다며 난처해했다. 이때 디지털군이 가방에 있던 비장의 노트북을 꺼냈다. 청계천에 무선휴대인터넷(WIBRO) 중계기가 설치돼 천변에서 노트북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즐길 수 있어 노트북을 준비해 온 것이다. 여친으로부터 또 한번 점수를 땄다.

버들다리와 오관수교 앞 분수대에서는 화려한 수중 패션쇼가 열리고 있었다.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길이 60m, 폭 3m의 무대에서 동대문 패션타운 상인들이 패션쇼를 개최한 것이다.

맑은내다리와 다산교에 이르자 ‘워터스크린’을 통해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 4월1일 가로 5m, 세로 3m 크기의 워터스크린이 설치돼 청계천에 사는 물고기들의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디지털군이 청계천 데이트에서 쓴 비용은 커피값이 전부였지만 아날로그양은 디지털군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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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2006-09-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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