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총리 “정세 어떻든 中과 협력”… G2 대결 속 베이징에 ‘올인’하나

北총리 “정세 어떻든 中과 협력”… G2 대결 속 베이징에 ‘올인’하나

류지영 기자
입력 2023-05-19 01:45
수정 2023-05-19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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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훈, 왕야쥔 신임 中대사 만나
“우호 관계 끊임없이 강화” 천명
美 압박 세지자 ‘방패’ 中과 밀착

美, 김정은 정찰위성 발사 임박에
“안보리 결의 위반… 책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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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훈(오른쪽) 북한 내각총리가 지난 1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왕야쥔 신임 주북 중국대사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주북 중국대사관 제공
김덕훈(오른쪽) 북한 내각총리가 지난 1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왕야쥔 신임 주북 중국대사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주북 중국대사관 제공
김덕훈 북한 내각 총리가 왕야쥔 신임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만나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해도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미국의 평양 핵·미사일 압박이 갈수록 강해지는 가운데 북한이 ‘방패막이’ 중국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발언이다.

18일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 2인자’로 불리는 김 총리는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국회)에서 왕 대사와 회동했다. 김 총리는 “유구한 역사의 조중(북중) 간 전통 우의는 양당과 양국 선배 지도자들이 투쟁 속에서 키운 공동의 자산”이라며 “조선은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과의 전통 우호협력을 끊임없이 심화해 양국 관계 진전을 추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대사는 “올해는 중국의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및 북한의 조국해방전쟁(6·25) 승리 70주년이자 중조 경제 및 문화협력협정 체결 70주년”이라며 “양국 관계는 새롭고 중요한 발전의 기회를 맞이했다”고 화답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차례 회담을 한 사실을 거론하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양 정상은 서신을 교환하며 전략적 소통을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회동에는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 등 양국 외교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왕 대사는 2021년 2월 북한 주재 대사로 내정됐지만 북한의 코로나19 고강도 방역 정책으로 평양에 부임하지 못하고 2년 이상을 대기 상태로 보내다가 올해 3월 말 어렵사리 부임했다. 팬데믹(대유행) 이후 북한 밖에서 평양으로 들어온 첫 해외 공식 인사다.

북한은 속전속결로 지난달부터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 최선희 외무상, 윤정호 대외경제상 등 정부 요인들이 잇따라 왕 대사를 초청해 부임 인사를 겸한 회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부임한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가 267일 만에야 시 주석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장을 제정한 것과 비교된다. 그만큼 북중 관계가 각별하게 긴밀하다는 의미다.

특히 최 외무상은 지난 8일 왕 대사를 평양 고방산 초대소로 초청해 대규모 연회를 베풀며 “5년 전 오늘(2018년 5월 8일) 시진핑 총서기와 김정은 총비서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역사적 회동을 가졌다”고 상기시켰다. 국제사회에 북중 간 밀착 공조를 과시하려는 의도다.

이처럼 북한이 왕 대사에게 ‘VIP 대우’를 하는 것은 미국과의 대결 구도가 선명해지는 상황에서 평양이 워싱턴과의 관계 개선을 포기하고 베이징에 ‘올인’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가능성에 대해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우리는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많은 도구를 갖고 있다. 그간 우리는 그러한 조처를 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파텔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이 추가 위협 행동을 자제하고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관여할 것을 촉구한다는 점도 분명히 해 왔다”며 외교적 대화 채널이 열려 있음을 알렸다.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정찰위성 1호기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이 끝났으며 탑재 준비까지 완료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2023-05-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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