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회담 제안에 北 ‘묵묵부답’ 왜 길어지나

개성회담 제안에 北 ‘묵묵부답’ 왜 길어지나

입력 2013-07-30 00:00
수정 2013-07-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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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실세도 ‘전승절’ 행사에 ‘올인’…심사숙고 가능성도

북한이 지난 28일 정부의 개성공단 ‘마지막 회담’ 제안 성명 발표 이후 사흘째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다. 왜 이렇게 ‘묵묵부답’이 길어지는 걸까.

일단 북한은 내부적으로 ‘전승절’(정전협정 체결 기념일·7월27일) 60주년 행사에 몰두하고 있어 다른 문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

대남정책을 사실상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수행하며 전승절 각종 행사에 직접 참석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열병식과 경축연회, ‘전승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했고 29일에는 평안남도 회창군의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릉’ 참배, ‘중국인민지원군 사령부’ 부지였던 성흥혁명사적지 참관 등에 동행했다.

두 사람은 30일에도 전승절에 참가한 해외동포 대표단의 김 제1위원장과 사진촬영에 모습을 나타냈다.

북한이 올해 2월에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회의 결정서까지 채택하며 준비해온 정전 60주년 기념행사인 만큼 북한의 지도부가 행사 마무리까지 총동원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북한 지도부가 정부의 제안에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나설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고위층 탈북자는 “국가적 행사를 치르게 되면 북한의 고위인사들은 주요 행사에 동원되고 경축파티에도 참석한다”며 “정부의 개성공단 회담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지도부가 전승절 행사라는 내부 일정에 총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불쾌한 사안’에 서둘러 대답하고 나설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북한도 나름 우리 정부의 제안을 심사숙고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6차 실무회담까지의 과정을 보면 북측 대표단이 합의서 초안을 계속 수정하면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의지를 보인 만큼 ‘중대결단’까지 언급한 남측의 제안 의도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이번 남쪽의 회담 제의는 회담을 끝내자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숙고가 필요할 것”이라며 “북쪽도 나름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25일 6차 회담을 마치면서 “남측이 입장을 철회하고 남과 북이 공동담보를 할 경우에 판문점 채널을 통해 차기회담 일정을 협의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견해를 밝힌 만큼 남측의 태도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측의 입장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북측이 남쪽의 압박에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등에서 성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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