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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 사과만큼은…北, 南에 명분줘야”

“연평 사과만큼은…北, 南에 명분줘야”

입력 2011-01-18 00:00
업데이트 2011-01-1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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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나… 전문가들의 분석

최근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관련국들이 6자 회담에 앞서 남북대화 재개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는 남북대화의 진전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북한은 조건 없는 대화재개를 요청하고 있고, 우리는 3대 조건(연평도, 천안함, 비핵화)이 선결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이 평행선을 걷고 있는 상태다. 19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 재개 조건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분석을 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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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3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화해선 안 된다.”는 입장과 “우리 측이 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 명확하게 갈렸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천안함, 연평도 등을 매듭지어 놓고 대화에 나서야지 무조건 대화에 나설 순 없다.”고 못 박았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과거 정부라면 이 정도 국면에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겠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첫째 연평도 포격이라는 명백한 북한의 무력기습도발에 대한 유감표명이나 재발방지에 대한 언급 없이는 대화로 갈 명분이 없다는 점과 둘째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의 각 부처의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진정성 요구도 좋지만 남북대화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6자회담이 남북대화를 앞서갈 수도 있다.”면서 우리 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양 교수는 “남북한 의제를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당국 간 실무자급 접촉을 통해 의사소통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남국 당국 간 불신의 골이 깊은데 계속해서 3대 의제의 진정성을 요구하는 것은 대화가 아니라 굴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인도적 사안, 적십자 회담 정도는 유연성을 갖고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유연성을 주문한 전문가들도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만큼은 북한의 사과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교수는 “북한도 남측이 움직일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한다.”면서 “연평도 포격은 북한의 책임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6자 회담 재개 이전에 남북한이 상황을 풀어야 한다고 국제사회가 분위기를 몰아주고 있다.”면서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남북한에 준 만큼 남북당국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영수 교수는 “북한은 우리에게 명분을 만들어 줄 의사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해결방도가 없고 계산이나 사리판단으로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우리가 경색국면을 풀지 않는다고 해서 주도권을 놓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공은 아직도 북한 코트에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문제가 주요의제로 다뤄지는 만큼 정상회담 개최에는 주목했지만 성과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양무진 교수는 “미국, 중국이 대북정책을 대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의 순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민 교수는 “중국이 팽창주의, 민족주의적 행동에서 정상적인 외교상태로 전환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 이라면서 “한·미·일과 북·중이 대립하는 신냉전적 기류가 개선되고 한반도에 선순환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1-01-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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