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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연쇄 발사에 ‘핵버튼 만지작’ 김정은 의도는

미사일 연쇄 발사에 ‘핵버튼 만지작’ 김정은 의도는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2-10-09 17:43
업데이트 2022-10-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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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당 창건일 하루 앞두고 또 미사일 도발
내부 단속, ‘미 항모 대응’ 명분 쌓기
다양한 시간대·장소 선택, 맞춤형 발사 능력 과시

북한이 보름 새 7차례의 미사일 연쇄 도발을 감행한 것은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한미일 연합훈련 등 연합 방위태세 강화에 맞선 ‘자위적 대응’임을 앞세워 제7차 핵실험을 가는 명분쌓기용으로 풀이된다.

특히 10일 노동당 창건일 77주년과 맞물려 코로나19, 심화된 식량난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대외 위협에 대한 단결 대응’으로 무마시키려는 의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까지 29일 째 잠행을 이어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 당 창건 77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며 연쇄 도발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지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창건 77주년 경축 직총중앙노동자예술선전대공연 ‘어머니당에 드리는 노래’가 지난 7일 중앙노동자회관에서 개최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창건 77주년 경축 직총중앙노동자예술선전대공연 ‘어머니당에 드리는 노래’가 지난 7일 중앙노동자회관에서 개최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9일 “최근 북한의 미사일 연쇄 발사는 미 항공모함 도널드 레이건호(CVN76)의 동해 출격과 함께 펼쳐진 한미일 연합훈련, 이에 맞선 중러 연합함대 해상훈련, 중러 해군함정의 한반도 동해 전개에 대한 동시 대응적 성격이 강하다”면서 “한반도의 이런 강대강 대치 상황이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과감한 미사일 행보를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2017년 이전 도발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 북한이 미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전개에 즉각적인 도발에 나섰고, 한미 연합훈련 기간을 피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훈련 내내 미사일 발사로 경고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 미사일 종류와 발사 장소·시간이 천차만별로 다양해진 점 역시 자신들의 ‘맞춤형 대응’ 패턴을 한미 당국에 강하게 인식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홍 실장은 “미사일의 다양한 사거리, 발사시간대는 북한 당국이 정교한 계획 아래 강대강 긴장을 빠르게 상승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9일 새벽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는 북한이 앞서 발표한 외무성·국방성 공보문처럼 ‘현 정세를 엄중히 주시하고 있음’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 창건일을 앞두고 긴장국면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말했다.

특히 새벽 시간대를 골라 도발한 것은 북한이 한미 연합 대비태세를 떠보며 한국군과 정부 당국에 피로감을 주는 동시에 자신들의 우월한 전술운용 역량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우표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선포한 ‘핵무력 법제화’를 기념하는 우표를 포함해 새로운 우표 3종을 발행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조선우표사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우표 도안. 조선우표사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북한 조선우표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선포한 ‘핵무력 법제화’를 기념하는 우표를 포함해 새로운 우표 3종을 발행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조선우표사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우표 도안.
조선우표사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북한 내부에서는 올 들어 가뭄·홍수 등 자연재해로 식량난이 심화되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이틀에 한번 꼴로 미사일을 연이어 쏜 데 대한 불만도 낮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달 가까이 자취를 감춰 온 김 위원장은 10일 당 창건 77주년 행사에 전격 등장해 인민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한미일 등 외부 위협에 대한 일치 단결된 대응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앞서 정권 수립 74주년인 지난달 9일 방역 공로자들의 기념 사진 촬영을 마지막으로 올 들어 가장 길게 잠행 중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노동신문과 선전매체들은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인민에게 있어서 위대한 수령을 모신 것보다 더 큰 행복·행운은 없다”고 칭송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나라 사정이 어렵고 국가 전진을 저애하는 도전·장애들이 중첩되지만”, “사회주의 건설은 적대 세력들의 끊임없는 방해 책동을 꿇고 나가야 하는 간고한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조선의오늘’도 각각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주문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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