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케묵은 칩거 대신… 이준석은 노마드 잠행

케케묵은 칩거 대신… 이준석은 노마드 잠행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21-12-03 01:00
수정 2021-12-0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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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수·제주로 옮겨 ‘메시지 정치’
김용태·김철근 등 측근 4인방만 동행
“한 곳 머물 필요 없다는 실용적 생각”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하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하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지난달 30일부터 사실상 당무 거부에 들어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가 과거 정치인들의 경우와 사뭇 달라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정치인들이 자택 등 한 곳에 틀어박혀 두문불출하는 ‘붙박이 칩거 정치’를 했다면, 이 대표는 지역을 유랑하듯 순회하며 비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노마드식 칩거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칩거 정치의 대표 격인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0~1992년 여당인 민주자유당 최고위원 재임 시 총재인 노태우 전 대통령 측과 충돌할 때마다 당무를 거부한 채 경남 마산에서 칩거해 노 전 대통령의 ‘항복’을 받아낸 바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2016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아 자신을 비례대표 2번으로 ‘셀프 공천’해 당내 비판에 직면하자 당무를 거부하고 자택에 칩거했고, 문재인 당시 대표가 직접 자택을 찾아가 설득했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공식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연락을 끊었을 때만 해도 서울 상계동 자택에 칩거하거나 서울 내 모처에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대표는 그날 오후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가서 당 원로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여의도를 놀라게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대표가 부산에 머물며 칩거 정치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튿날 이 대표는 자신과 불편한 관계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부산 지역구 사무실에 들른 뒤 여의도의 예측을 비웃듯 전남으로 넘어갔다. 그는 순천과 여수를 찾아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를 만나고 여순사건 유족들과 간담회를 했다. 그러고는 2일 배편으로 제주도로 이동하는 ‘광폭 잠행’을 선보였다. 그는 제주에서 제주4·3유족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표의 휴대전화는 지난달 30일 이후 꺼져 있다. 그는 동행하고 있는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 박유하 수행팀장, 박종원 보좌역 등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일정을 잡고 외부와 소통하고 있으며 숙소는 지역의 호텔이나 모텔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특이한 유랑식 칩거 정치를 놓고 30대 중반인 이 대표의 신세대 마인드가 반영된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어차피 당무 거부 제스처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에 압박하는 효과만 거두면 되는 만큼 굳이 답답하게 한곳에 머물 필요는 없다는 실용적 생각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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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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