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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이실직고하라는 거냐” 전두환측, 취재진과 언성

“죄를 이실직고하라는 거냐” 전두환측, 취재진과 언성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11-23 12:40
업데이트 2021-11-2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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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사망 공식 발표하는 민정기 전 비서관
전두환씨 사망 공식 발표하는 민정기 전 비서관 전두환씨가 사망한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입구에서 민정기 전 비서관이 사망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2021.11.23.
연합뉴스
23일 사망한 전두환씨의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이 고인 관련 브리핑 도중 취재진으로부터 5·18민주화운동 관련 질문을 받고선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며 언성을 높였다.

민 전 비서관은 이날 ‘전두환씨가 사망 전 5·18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남긴 말은 없느냐’라고 취재진이 묻자 “형사소송법에도 죄를 물으려면 시간·장소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서 물으라고 돼 있는데, 그냥 막연하게 사죄하라는 건 옛날 원님이 사람 붙잡아 놓고 ‘네 죄를 네가 알 터이니 이실직고하라’는 것 아니냐”라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육하원칙에 따라 그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몇월 며칠 몇시에 어디서 어떤 부대를 어떻게 지휘했고 누구에게 어떻게 집단발포 명령을 했는지, 그것을 적시한 다음 사실이냐 아니냐 묻고 거기에 대해서 사죄하라고 그래야지 무조건 사죄하라고 그러면 그게 질문이 되느냐”라고 따졌다.

이어 “광주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에 대한 그런(사죄) 말씀은 이미 하신 바가 있다”라면서 “백담사 계실 때에도 그렇고, 여기 연희동에 돌아오신 뒤로도, 사찰에 가서도 기도와 백일기도 하시고 여러 차례 했는데 더 어떻게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발포 명령이라는 건 없었고, 보안사령관이 발포 명령을 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라면서 “사죄의 뜻을 밝힌 건 (전씨가) 대통령이 된 후 광주 사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충분히 못 했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 유감스럽다는 말을 한 것이지 발포 명령했다고 사죄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 전 비서관은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재판 항소심이 진행 중인 전두환씨의 회고록과 관련해 자신이 초고를 받아 집필에 관여해 원고를 완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두환씨 연희동 자택서 사망
전두환씨 연희동 자택서 사망 전두환씨가 23일 별세했다.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사진은 올해 8월 9일 광주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연희동 자택을 나서는 전씨. 2021.11.23.
연합뉴스
전두환씨는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이달 말 항소심 선고를 앞둔 상황이었다.

민 전 비서관은 2019년 한 인터뷰에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등 구체적인 표현은 자신이 작성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나 검찰 기소부터 1심 재판이 진행되는 지난 3년 동안엔 사법기관에서 이러한 주장을 한 적은 없었다.

그는 지난 8월 항소심 재판에서 2014년 봄 전두환씨로부터 “민 수석만큼 내 삶을 잘 아는 사람이 어딨느냐.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면서 구술을 중심으로 한 초고를 수정해 회고록을 완성해달라고 부탁을 받았다면서 다만 전두환씨의 생각을 넘어서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전두환씨가 조 신부에 대해 정확히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하진 않았지만 회고록 초고와 조 신부에 대한 전씨의 평소 발언, 생각을 토대로 기술했다는 것이 민 전 비서관의 주장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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