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기완 선생이 文대통령에게 전하려던 마지막 메시지는?

故 백기완 선생이 文대통령에게 전하려던 마지막 메시지는?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21-02-17 11:52
수정 2021-02-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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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민중 주도 한반도 평화운동 위에 섰다는 깨우침 가져달라”

장례위측 “중대재해법, 김진숙 관심 가져달라”… 文대통령 ‘끄덕’

김복동 할머니 이후 2년만… 김종필, 노회찬, 박원순 등 조문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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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2021. 2. 17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2021. 2. 17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아버님하고는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번 뵙기도 했고, 대화도 꽤 나누었고, 집회 현장에 같이 있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살아생전에 하신 말씀이 회담, 해방·통일, 그리고 세월호 가족들을 대상으로… 살아생전에 (대통령을) 뵈었으면 더 좋은 말씀 해 주셨을 텐데…(고 백기완 선생의 장남 백일씨).”

“이제는 진짜 후배들한테 맡기고 훨훨 그렇게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조문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빈소를 찾은 것은 2019년 1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를 조문한 이후 2년 만이다.

빈소를 찾은 문 대통령은 고인의 영전에 술잔을 올렸다. 고인의 장녀인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가 “세월호 분들, 아버님이 가장 가슴 아파하셨는데, 구조 실패에 대한 해경 지도부의 구조 책임이 1심에서 무죄가 되고 많이 안타까워하셨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할 수 있는 조치들은 다 하고 있는데,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 규명이 속 시원하게 아직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답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입원하기 전에 문 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다는 취지로 남긴 영상메시지를 전했다. 영상 속에서 고인은 “다가서는 태도, 방법 이런 것 다 환영하고 싶습니다. 생각대로 잘 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한마디 해 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평화로 가기 위한 노력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역사에 주체적인 줄기였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 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섰다는 깨우침을 가지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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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1. 2. 17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1. 2. 17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백원담 교수는 문 대통령에게 고인이 남긴 선물의 의미를 설명하며 하얀색 손수건과 책 1권을 전달했다. 백 교수는 “아버님이 문재인 정부의 평화·통일 노력에 굉장히 찬사를 보내시면서 통일열차가 만들어지면 꼭 이 하얀 손수건을 쥐고, 고향 황해도에 꼭 가고 싶다고 이걸 전달해 드리라고 하셨다”면서 “이건 마지막에 쓰신 책으로, 아버님의 모든 사상이 여기에 담겨 있다”고 했다.

자리를 함께한 양기환 장례위원회 대변인은 고인이 마지막까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해고노동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 관심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양 대변인은 “선생님께서 병원에서 말씀을 못하시고 대화를 하실 때 글로 쓰셨는데 마지막 글이 ‘노나메기 세상이었지만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올바로 모두가 잘사는 세상’이었고, 특별히 관심을 가지신 것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그리고 ‘김진숙 힘내라’였다”고 말했다. 이어 “각별히 선생님께서 마지막 뜻이기도 하시니까 말씀드린다. 각별히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통령의 조문은 사뭇 이례적이다. 현 정부 들어 김종필 전 총리(2018년 6월)와 노회찬 의원(2018년 7월), 이희호 여사(2019년 6월)에 이어 지난해 7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백선엽 장군 별세 당시에도 일각에서는 직접 조문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비서실장 등이 대신하고 조화로 갈음했다. 그만큼 문 대통령이 고인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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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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