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당의 도리’ 앞세웠지만…보궐 공천 가닥 민주당, 거센 후폭풍

‘공당의 도리’ 앞세웠지만…보궐 공천 가닥 민주당, 거센 후폭풍

이근홍 기자
입력 2020-10-31 09:00
수정 2020-10-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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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당 이어 정의당 류호정도 “해괴하고 비겁”
‘박원순 성추행 의혹’ 피해자, 이낙연에 공개질의
민주당 “집권여당이 후보 내지 않으면 선출권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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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9차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29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공당의 도리’를 앞세워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사실상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지만 예상보다도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야당의 반발은 물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피해자와 여성단체까지 나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어 향후 민주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야권은 지난 30일 일제히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공당으로서 창피한 노릇”이라며 “말이 안 되면 법률도 바꿔서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이 기만, 사기에 가까운 일을 서너 차례 되풀이하고 있다”며 “민심은 천심이다. 천심의 벌이 두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 당헌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혁신위원회 건의로 도입한 규정”이라며 “혁신으로 여론몰이해 놓고,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헌신짝처럼 던져버렸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늘 입으론 도덕과 정의를 외치며, 언행이 일치하지 않았던 민주당이기에 충분히 예견은 했다”며 “‘책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후보자를 공천하겠다’는 대의명분은 참으로 비루하고 가당치도 않은 토악질”이라고 힐난했다.

범여권인 정의당 조차도 민주당과 각을 세웠다. 류호정 의원은 “민주당은 비겁하다. 이낙연 대표는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고 말했다. 해괴한 말”이라며 “공당의 도리는 공천할 권리의 행사가 아니라, 공천하지 않을 의무의 이행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더 큰 부담을 지우는 건 정치권 밖의 목소리다. 박 전 시장의 성폭행 의혹 피해자 A씨는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이 대표를 향한 6가지 공개 질의를 했다. A씨는 “당헌·당규 개정 전 당원 투표 관련,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씀하신 바 ‘피해 여성’에 제가 포함되는 것이 맞는가”라며 “도대체 무엇에 대하여 사과하신다는 뜻인가”라고 물었다.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사건 공동행동과 오거돈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고 주장하며 일말의 반성도 없는 당헌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분위기 수습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당에 잘못이 있더라도 더 좋은 정책과 후보로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오히려 책임지는 자세라는 판단에서 대표가 결정한 것”이라며 “제1·2 도시의 선거에 집권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시민들의 선택권과 선출권, 심판권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공천 찬반을 묻는 권리당원·대의원 온라인투표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아직까지는 공천 이슈가 민심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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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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