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안은 ‘무늬만 재정분권’… 지자체 참여해 전면 수정해야”

“정부 방안은 ‘무늬만 재정분권’… 지자체 참여해 전면 수정해야”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8-11-11 18:00
수정 2018-11-1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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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4대 협의체·전문가, 재정분권 국회 대토론

지난달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재정분권 추진 방안이 지방자치 구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방 4대 협의체(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재정분권 추진 논의에 지방자치단체를 참여시켜 ‘제대로 된 방안’을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분권 국회 대토론회자치분권국가 실현을 위한 재정분권 강화 방안’에서 참석자들은 지난달 30일 ‘제6회 지방자치박람회’에서 발표된 정부의 재정분권 방안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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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재정분권 국회 대토론회자치분권국가 실현을 위한 재정분권 강화 방안’에서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 발표 내용을 분석하고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제공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재정분권 국회 대토론회자치분권국가 실현을 위한 재정분권 강화 방안’에서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 발표 내용을 분석하고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제공
박원순(서울시장)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은 “정부가 2022년까지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7대3으로 조정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발표에는) 지방교부세 인상이 빠져 ‘무늬만 재정분권’이 될 우려가 있다”면서 “지금의 ‘2할 자치’(국세 대 지방세 비율이 8대2인 우리 지방자치 현실을 상징)에서 일본의 6대4, 유럽의 5대5 수준까지 가야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치분권의 핵심인 재정분권에 대해 국회와 정부가 ‘(자신의) 팔다리 하나를 잘라낸다’는 심정으로 결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형식(전남 담양군수)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은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조정했다는 이유로 교부금·보조금을 내려주지 않으면 우리(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약한 기초지자체)는 다 죽는다”면서 “중앙정부는 자신이 주도해 지방을 살리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지자체에 지방재정 입법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 부회장은 “이 정부에서도 광역지자체와만 소통할 뿐 기초지자체는 외면하는데, 이래서는 제대로 된 현실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나. 이럴 거면 더이상 우리가 ‘지방 4대 협의체’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라휘문 성결대 행정학부 교수는 “정부 발표대로 지방소비세율이 내년 4% 포인트, 2020년 6% 포인트 오른다고 해도 실제 지방재정 순증 규모는 3조 7000억원에 불과해 실질적 지방재정 확충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지금이라도 재정분권 방안을 전면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국세 대 지방세 비율 ‘6대4’ 조정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중앙의 지방재정 통제 권한도 내려놓지 않았다.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할 때 지자체 간 재정 격차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음에도 지방교부세 배분 규모를 확대하지 않아 재정불균형을 방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에서 ‘지방세’라는 용어부터 잘못 쓰이고 있다. 지방정부 스스로 과세권을 행사해야 지방세라고 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이조차도 중앙정부가 걷는다”면서 “재정분권의 목적이 없는 것도 문제다. 재정분권이 왜 좋은지부터 공유해야 하는데 (현 재정분권 논의는) 8대2니, 7대3이니 등 세수 비율이 지상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헌법에 지자체는 오직 ‘법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만 자치를 할 수 있다. 정부부처와 국회가 지방자치의 모든 것을 규율하게 돼 있는데 분권국가가 어떻게 가능한가. 헌법 개정 없는 분권 논의는 그저 분권국가를 흉내 내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손희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방자치위원장은 “국세 대 지방세 비율 7대3을 달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통교부세를 자치분권세로 전환하면 지방재정이 더욱 열악해져 자치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지방소비세율을 부가가치세의 40%까지 큰 폭으로 인상하는 등 획기적 조치에 나선 뒤에 자치분권세 도입 등을 논의하는 것이 순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 패널로 참석한 강성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정책관은 “지난달 공개한 정부의 재정분권 추진 방안은 완결된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추진 중인 현재진행형”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지방의 자주재원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정부도 잘 알고 있다. 내년부터 논의되는 2단계 추진방안 논의 때 지자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틀을 갖추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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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8-11-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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