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反부패 사정드라이브 공식화…“권력형 비리부터 시작”

文대통령, 反부패 사정드라이브 공식화…“권력형 비리부터 시작”

입력 2017-09-26 17:45
수정 2017-09-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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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盧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부활…검찰총장도 참여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범 정부 차원의 반(反)부패 정책협의회를 처음으로 열어 ‘성역없는 부패척결’의 기치를 치켜들었다.

이는 지난 5월 정권 출범 초부터 ‘예열’돼온 사정(司正) 드라이브가 다방면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첫 회의는 그야말로 사정과 관련한 부처와 기관의 장(長)이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감사원장과 금융위원장, 국세청장, 행정안전부 장관, 검찰총장, 관세청장, 국무조정실장, 공정거래위원장, 법무부 장관, 권익위원장, 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경찰청장, 인사혁신처장 등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1월 설치·운용했던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가 고스란히 부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모두발언에서 ‘반부패’가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의 중심 키워드임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수년간 우리는 청렴국가로 나아가기는 커녕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윗물이 깨끗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부정부패 척결을 새 정부 모든 정책의 출발로 삼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역사 앞에 평가받을 핵심지표가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는 새 정부가 전(前) 정부의 부정부패 스캔들에 분노하는 여론 위에서 ‘도덕적 우월성’에 입각해 출범했음을 강조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강조한 “반칙없고 특권없는 공정한 사회”는 대선공약 제1호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반부패 정책협의회를 상시적 콘트롤타워로 삼아 제도화되고 지속적인 부정부패 척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각 기관장이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면서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주목할 대목은 문 대통령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부정부패 척결을 ‘권력형’ 부정부패에서부터 시작할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성역없는 부정부패 작업을 전개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사정 드라이브가 전(前)·현(現)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정·관계 인사들이 이권에 개입한 ‘대형 권력 스캔들’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4대강 비리와 자원외교 비리, 방산비리 등 이른바 ‘사자방’ 비리를 조사해 부정축재 재산을 모두 환수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바 있다는 점에서 이를 중심으로 강도높은 사정수사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 같은 권력형 비리 수사가 과거의 특정정권을 겨냥한 ‘정치보복성’ 수사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특정한 것을 타게팅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고, 문 대통령이 지칭한 ‘부정하고 부패한 방식으로 국민을 옥죈 권력’이 박근혜 정권인지, 이명박 정권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것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현상을 일반화해서 말씀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주도하는 반부패 사정은 단순히 공공부문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민간부문에 만연돼있는 뿌리깊은 부패구조까지 영역을 넓혀주길 바란다”며 “민간부문의 부패까지 해결해야 우리 사회가 비로소 반칙없고 특권없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정 드라이브의 폭이 예상보다 훨씬 크고 강도도 커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유관 부처와 기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이미 ‘방향’과 ‘수위’를 예고했다. 검찰청을 산하에 둔 법무부는 뇌물·알선수뢰·알선수재·횡령·배임 등 5대 중대 범죄와 지역 토착비리 엄단하고 불법수익을 환수하겠다고 밝히고 “구형기준을 상향해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는 ‘갑질’과 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보고했다. 국방부는 무기획득 전(全) 단계에 걸친 방산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방산브로커 대책을 내놨다. 권익위원회는 범정부 차원의 부패방지 체계를 확립해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를 2022년 20위권으로 끌어올리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0점대를 달성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런 가운데 기소권을 가진 검찰총장이 이번 협의회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검찰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이 할 일과 반부패 작업은 구분돼 있다”며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이 반부패에 적용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검찰총장이 이미 취임할 때 여러번 설명한 바 있다”고 전했다.

문무일 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법무장관이 보고한 내용이 충실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게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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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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