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에만 5개 일정 소화…민심 행보 많아 대권 주자 연상
페이스북도 자신이 직접 운영출마 땐 ‘국정 공백 초래’ 부담
지지율 계속 상승 여부가 관건
황 대행은 2일 하루에만 5개 일정을 소화하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국정 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시작으로 10시에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했다. 낮 12시 서울 공관에서 청년위원회 위원과 오찬 간담회, 오후 2시 경기 반월공단 스마트공장 현장방문을 이어갔다. 오후 5시엔 한국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접견했다. 황 대행은 지난달에만 총 63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해 하루 평균 일정 3.2개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황 대행이 ‘민생 행보’에 주력해 일정 성격이 대권 주자와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12일 서울 은평구 노숙인 복지시설을 방문하는가 하면, 다음날엔 국립의료원 난임센터를 찾아 난임지원 정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기관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19일에는 서울 중구에 있는 소공인 밀집지역을 방문해 전통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고, 22일엔 청년과의 대화, 24일엔 논산 육군훈련소 방문 등을 이어갔다.
페이스북도 황 대행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황교안’ 명의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팔로어가 3만 6000여명에 이른다. 지난달에만 모두 5일을 제외하고 매일 꾸준히 게시글을 올렸다. 한 게시글당 ‘좋아요’ 수가 2000~5000개가 달리고 있다.
최근엔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황대만’(황교안 통일 대통령 만들기)이란 페이스북 페이지까지 만들어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황 대행의 페이스북은 총리실에서 운영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의 현장방문이 대선 주자의 행보와 흡사하다는 분석에 대해선 “국민이 정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차원이며 이를 정치적 행보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황 대행의 지지율은 상승 추세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1일 조사 결과를 보면 문 전 대표가 26.1%로 1위를 차지했고 황 대행이 12.1%로 2위에 올랐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황 대행의 대선 출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대선 한 달 전에 사퇴하면 정부조직법상 제1부총리인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의 대행을 맡겠지만, 국정 공백을 또다시 초래하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미지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도 걸림돌이다. 아울러 NCND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지지율이 오르면 그만큼 국정 장악력이 커지기 때문에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황 대행의 지지도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대선 불출마를 장담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7-02-03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