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문씨, 평양서 기자회견…”북한에 인권문제나 폭압정치 찾아볼수 없어”
5월째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 국적의 미국 대학생 주원문(21) 씨가 25일 평양에서 미국과 남한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하얀색 셔츠를 입고 나온 주 씨는 평양 주재 내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리에서 “서방에서 떠드는 것처럼 이 나라(북한)에 인권문제나 폭압정치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주 씨는 인민대학습당, 문수물놀이장, 개선청년공원 등을 돌아보고 청년 학생들의 무도회를 지켜본 결과, 북한 주민들이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있으며 발전할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특히 북한 대학생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극장에서 인도 영화를 보기도 했으며, 학생들이 컴퓨터를 통해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핀의 모험’을 읽더라며 북한이 ‘고립되고 폐쇄된 국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발언했다.
고등학생 때 탈북자 지원단체인 ‘북조선해방’ 클럽의 구성원이었다는 그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만행을 전시한 신천박물관을 견학하며 “미국의 전쟁범죄에 대한 조선 인민이 품고 있는 적대감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자기의 범죄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하여 조미관계가 더 악화되고 있으며 이것은 평화의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일성 주석의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제안과 6·15 공동선언을 ‘불변의 지침’이라면서 “미국과 남조선 정부가 공화국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버리고 공화국을 인정하는 것을 비롯하여 정책을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음 세대가 하나로 통일된 강토에서 사는) 위업에 자신을 바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미국 영주권자인 주 씨는 이날 기자회견의 목적이 “한 평범한 대학생이 느낀 감정과 견해를 그대로 알림으로써 공화국에 대한 미국 사회 전반의 인식이 얼마나 왜곡된 것인가를 까밝히고 싶은 욕망과 의무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누구의 지시를 받거나 그 어떤 관용을 바라는 사람이 아니며 다만 세계에 진실을 알리고 싶다”면서 “공화국 정부에서는 제가 범죄자이지만 매우 인도주의적으로 대우해줬다”며 관대한 처분을 바랐다.
주 씨는 지난 4월 22일 “미국에서 공화국(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자료들을 보고 들으면서 공화국의 현실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 중국 단둥(丹東)에서 북한에 들어가려다 붙잡혔다.
앞서 주 씨는 지난 7월 열린 기자회견 당시 건강 상태를 묻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운동을 하고 책을 읽으면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좋은 사람들에게 잘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는 “가족들에게 내가 건강하다고 말하고 싶다. 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으며 그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