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후폭풍-패닉에 빠진 野] 짧았던 안철수의 ‘새정치 실험’

[7·30 재보선 후폭풍-패닉에 빠진 野] 짧았던 안철수의 ‘새정치 실험’

입력 2014-08-01 00:00
수정 2014-08-0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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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기자회견 없이 “대표로서 모든 책임 질 것”

정치 개혁을 내걸며 지난 3월 신당 창당을 선언했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31일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별도의 기자회견조차 하지 않았다. 김한길 공동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가진 것과 비교됐다. 안 대표는 기자들에게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말만 남긴 채 국회를 떠났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물러나면서 무슨 긴말이 필요하겠느냐”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그가 ‘안철수표 새 정치’를 보여 주길 바란 국민의 기대에 비해서는 초라한 퇴장이었다. 2011년 서울시장 후보 양보, 2012년 대선 후보 사퇴, 독자 세력화 포기 등 3번의 철수 끝에 결국 불명예스러운 사퇴로 안 대표의 짧았던 새 정치 실험의 1장이 막을 내린 셈이다.

안 대표가 ‘안철수 현상’이라는 구름 위에서 내려와 현실 정치를 시작한 이후는 줄곧 고난의 연속이었다. 양당 기득권을 깨겠다며 독자 세력화를 추진했지만 인물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지난 3월 민주당과의 합당을 전격 선언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겠다’는 논리였지만 통합하자마자 안 대표가 약속의 정치로 내세웠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철회하면서 벽에 부닥쳤다. 이후 끊임없이 측근 챙기기 논란에 휩싸였지만 정작 당내 세력화에는 실패했고 곁에 있던 측근들마저 하나둘 안 대표를 떠났다. 6·4 지방선거에서는 갖은 논란 끝에 윤장현 광주시장 공천을 강행했지만 7·30 재·보선에서는 단 한 사람의 측근도 공천하지 못했다. 안 대표식 개혁 공천의 모습이라도 보여 줘야 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았다. 서울 동작을에 깜짝 카드로 내세운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한 권은희 전 수사경찰서 수사과장이 각각 ‘패륜 공천’과 ‘보은 공천’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천 파동으로 확산, 선거 패배에 이르렀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안 대표의 리더십도 문제였지만 그의 퇴장은 그만큼 기존 민주당계의 기득권이 얼마나 공고한지 보여 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대표가 들어오기 전 민주당 지지율은 10%대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이것을 금세 잊고 친노무현계, 486 의원들이 자신들의 파이가 줄어들까 봐 안 대표를 흔들기에 바빴다”고 비판했다. 이어 “결국 안 대표가 사퇴하면서 새 정치는 온데간데없어졌다”며 “예전의 민주당과 다를 게 무엇이냐”고 말했다.

안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은 공개 행보를 자제한 채 정국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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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4-08-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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