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일정 전면보류…정부, 對日정책 재검토 착수

한일 외교일정 전면보류…정부, 對日정책 재검토 착수

입력 2013-12-27 00:00
수정 2013-12-2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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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했던대로 갈수없다”…관계복원 로드맵 재조정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를 계기로 정부가 대일외교 기조 재검토에 착수했다.

7년 만에 이뤄진 현직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그동안 우리 정부가 추진해 왔던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한일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외교 기조가 상당하게 흔들렸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방문 이전과 이후가 같은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그동안 했던 정책 기조대로 그대로 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동안 한일관계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일본의 역사퇴행적 언행으로 장애가 조성됐으며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이 장애가 더 높아졌다”면서 “이에 대해 어떻게 조치할지 봐야 한다. 당당한 기조 아래에서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사 문제 등과 관련된 일본의 도발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끊지 않고서는 한일관계 안정화도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그에 맞게 기조와 전략을 수정·보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검토 방향과 관련, 그동안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 제의 등 일본의 대화 공세에 대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앞으로는 우리 정부의 이런 입장이 더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맥락에서 과거사 문제와 정상회담 등 중요 외교일정이 사실상 포괄적으로 연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정부는 일본과의 차관급 전략대화나 국장급 안보정책협의회 등 예정 일정을 전면 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 변화로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양자 차원의 외교장관 회담이나 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유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부터 전례 없이 경색된 한일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로드맵이 수정된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는 그동안 실무수준에서 고위급으로 접촉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이면서 관계 복원을 시도해왔다.

정부 당국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일정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경제, 문화 등의 영역은 가능한 분리 하겠지만 안보나 과거사 문제, 정상회담 등 큰 것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이 통 크게 (과거사문제에 대한 우리의) 요구에 응해온다면 관계 개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실수가 아니라 신념에 따른 것”이라면서 그 가능성을 낮게 봤다.

정부는 또 다자회의 계기에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이 동북아 정세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 등을 환기,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도 국제사회의 파장을 보면서 이번 사안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할 것”이라면서 “국제 여론이 조용하면 한국과 중국만 일본에 시비를 건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과거사 도발은 일본 아베 정권의 문제로 일반 일본 국민과는 상관이 없다는 점에서 민간 교류 차원의 한일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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