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나라살림 민간자금 의존도 껑충… 도로·철도 등 SOC 사업 원점 재검토

내년 나라살림 민간자금 의존도 껑충… 도로·철도 등 SOC 사업 원점 재검토

입력 2013-05-01 00:00
수정 2013-05-0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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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지침’ 국무회의 의결

내년 나라살림 편성 때 민자유치 사업 활성화와 이차(이자의 차액) 보전 확대 등 민간자금 의존도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복지공약 예산 135조원 중 82조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다만 민자사업 확대가 당장의 재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미래의 빚을 키우는 ‘조삼모사’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2014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국무회의에 상정,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내년 예산안을 짜는 일종의 바로미터다. 박근혜 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편성하는 나라살림의 기준인 데다 복지정책 등 핵심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향후 4년간 예산 편성의 로드맵이 될 전망이다.

지침의 가장 큰 특징은 강력한 세출구조조정 추진을 위해 각 부처에 분야별 지출효율화 방향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는 점이다. 대신 정부는 민간 자본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복지공약 재원 조달 등으로 나라 살림이 빠듯한 만큼, 시중의 풍부한 자금을 공공사업 재원으로 대신 쓴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수익자부담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민간투자 방식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신안산선 등 수도권 지역 시설은 민자사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문규 기재부 예산실장은 “수도권 시설은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상당하다”면서 “정부가 적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해 준다면 민간 자본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간에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융자사업은 이차보전을 확대한다. 이차보전은 은행이 대신 사업비 등을 빌려준 뒤 이자의 차액을 정부가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농협 등 민간과의 역할 분담을 통한 유통구조 개선, 복지사업에 대한 자기책임원칙 확보 등도 민간의 여력을 활용하려는 취지다.

도로·철도·하천 등 그동안 집중 투자로 성과가 가시화된 사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라도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도로·철도는 과다 설계를 지양하고, 생태하천 등 부처 간 중복되는 사업은 통합할 계획이다. 대기업에 대한 정부 연구·개발(R&D) 지원도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4대강 사업 등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고, 친대기업 정책을 폈던 전 정부와 선을 긋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정부는 대신 선도·창조·융합형 R&D 확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사업 발굴 육성,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지원, 글로벌 킬러콘텐츠·한류콘텐츠 확산 등에 재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민간 자본을 활용한다는 정부 구상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민간자본이 특정 공공사업 투자나 운영 등에 참여한다면 당장은 재정에 부담이 되지 않지만 향후 이익을 보장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주도하는 SOC 사업은 공공성이 강해 수익성과 거리가 있는 만큼, 민자사업 확대는 당장의 부담을 향후에 갚는 ‘돌려 막기’가 될 수 있다”면서 “재원이 부족하다면 국채 발행 등으로 충당하는 게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재정운용 방안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재부가 지침을 이달 말까지 각 부처에 통보하면 부처는 예산요구서를 만들어 오는 6월 2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후 예산안은 여론수렴 및 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 10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된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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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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