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책임자, 당대표 출마 안돼” 58.3%
민주당이 수권정당 이미지를 주지 못한 채 후보단일화만 이뤄지면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안일한 판단이 대선 패배의 요인이 됐다는 당 내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는 6일 국회의원·국회의원 비서직·당직자·광역의원 등 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설문에는 90.4%의 응답자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
계파정치가 패배의 요인으로 꼽혔다. 계파정치의 폐해에 눈을 감고 오직 야권 후보단일화만 되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당 지도부의 안일한 판단이 대선 패배를 불러왔다는 문항에 86.7%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75.8%는 계파정치의 폐해로 당의 잠재능력을 충분히 동원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친노라는 개념은 실체가 없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36.3%만 찬성 입장을 보였고, “친노, 비노, 주류, 비주류 등 편가르기를 계속하는 한 민주당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설문에는 무려 92.9%가 찬성했다.
비주류의 소극적 선거운동(60.8%), 경선과정의 후유증으로 인한 단결력 저하(58.3%), 친노 퇴진 등 당내 분란(55.1%)도 패배 요인으로 거론됐다.
정책과 이념 측면에서 전략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50대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선거전략 부재에 동의하는 응답자가 83.8%나 됐고, 경제민주화·복지 의제를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가꾸는데 있어 새누리당에 못미쳤다는 답변도 83.4%에 달했다.
’박정희 대 노무현’의 프레임 대결이 중요한 패인이라는 문항에는 64.5%가 동의했다.
후보와 관련된 설문에서는 문재인 전 후보의 측근들이 임명직 진출 포기 선언을 거부한 것이 선거에 나쁜 영향을 줬다는 것에 대해 56.8%가 찬성했다. 문 전 후보가 박근혜 전 후보보다 결단의 리더십이 약해졌다는 문항에도 58.8%가 동의했다.
선대위 운영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선거캠프를 3개로 나눠 불협화음이 컸다(71.7%), 컨트롤타워를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70.8%), 능력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선대위를 이끌면서 우왕좌왕했다(70.9%)는 설문에 대한 찬성률이 높았다.
컨트롤타워를 세우지 못한 것은 문 전 후보의 리더십 결함 때문이라는 문항에 55.9%가 찬성 의견을 냈다.
선대위 이면의 ‘내부 서클’의 독단이 당의 단합을 해쳤다(63.0%), 내부 서클이 선거를 이끌어 공조직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60.5%)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대선 책임문제에 대해 패배 책임자들이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면 안된다는 여론이 58.3%로 높았지만 문 전 후보가 지금이라도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21.3%로 낮았다.
총대선 패배에도 ‘내 탓이오’를 고백하지 않는 집단적 무책임이 당 지도부에 퍼져 있다는 설문의 경우 찬성률이 91.2%로 매우 높았다.
당의 발전 방향을 묻는 질문에 종북세력과 선을 그어야 한다(71.5%), 생활밀착형 민생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96.3%), 민주 대 반민주 등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88.0%), 종편 등 보수매체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65.9%) 등의 의견이 많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