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北김정은, 로드먼과 농구관람…對美 유화메시지인가

北김정은, 로드먼과 농구관람…對美 유화메시지인가

입력 2013-03-01 00:00
업데이트 2013-03-01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국프로농구(NBA)의 유명 선수였던 데니스 로드먼과 함께 농구경기를 관람해 눈길을 끈다.

장거리 로켓 발사와 제3차 핵실험으로 미국의 대북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이 미국 NBA 레전드인 로드먼과 만난 일은 미국을 향한 정치외교적 성격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북한은 제3차 핵실험을 단행한 날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은 지금이라도 우리의 위성발사 권리를 존중하여 완화와 안정의 국면을 열겠는지, 아니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끝까지 추구해 정세폭발을 향한 지금의 잘못된 길을 계속 걷겠는가 하는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며 미국이 대북정책을 유화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월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제재결의가 나오자 발표한 외무성 성명도 “앞으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반발해 핵실험 등의 도발을 이어가면서도 미국과 대화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적대국 미국을 향한 위협적인 성명전과는 달리 속으로 대화에 문을 열어두고 있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로드먼과 경기관람을 통해 대미 유화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포츠가 북미관계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NBA의 슈퍼슈타였던 마이클 조던의 사인이 담긴 농구공을 선물했다.

김정은 정권 들어서는 작년 6월 한국, 중국 등 아시아에서 주로 활약한 선수로 구성된 미국 친교농구단이 방북해 농구교실을 열고 북한의 농구 선수들에게 기술을 전수한 바 있다.

북한은 2007년 10월과 2011년 6월 두 차례 미국에 태권도시범단을 보내 격파, 호신술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북한은 작년 여름에도 태권도시범단을 미국에 보낼 계획이었지만 그해 4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여파 등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 NBA 선수였던 로드먼과 함께 경기를 관람한 것은 현재 제재에 맞서 미국과 전면대결전을 벌이고 있지만 대화와 관계개선도 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에도 북한이 폐쇄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담겼을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로드먼 등 농구선수단의 방북을 막지 않았다는 사실도 제재 이후 벌어질 대화국면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로드먼 일행의 방북에 대해 “우린 ‘북한여행 주의경고문’을 국무부 웹사이트에 올려놓고 시민에게 북한 방문을 심사숙고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미 정부는 개인 차원의 방북을 심사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1990년대 후반 스위스 유학 시절 마이클 조던을 비롯한 NBA 스타를 좋아하고 농구 경기를 즐겼던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파격적인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010년 9월 김 제1위원장과 스위스 공립학교를 함께 다닌 포르투갈 출신 친구의 인터뷰를 전하며 “(김정은과) 함께 열정적으로 농구를 했으며 대사관 숙소인 아파트에서 TV로 마이클 조던이 나오는 미국 프로농구 리그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도 2010년 6월 김 제1위원장을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 소개한 기사에서 그를 “미국 프로농구 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의 열렬한 팬”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따라서 김 제1위원장이 파격적으로 NBA 선수였던 로드먼과 농구경기를 관람한 것을 단순히 ‘농구광’과 ‘로드먼 팬’의 입장에서 이뤄진 행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