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통합’ 박원순 캐스팅보트

‘범야권 통합’ 박원순 캐스팅보트

입력 2011-11-01 00:00
수정 2011-11-0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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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통합 주도권을 놓고 물밑 힘겨루기에 들어선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혁통) 사이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있다. 다시 말해 박 시장이 어느 쪽으로 다가서느냐에 따라 팽팽한 양측의 무게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는 얘기다.

박 시장은 10·26 재·보선을 통해 시민사회 세력의 힘을 정당 중심의 정치권에 실현시켰을 뿐만 아니라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진보 세력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확대시켰다. 무엇보다 야권 단일 후보로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우선 박 시장이 혁통의 일원으로 참여할 경우,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범시민사회 진영의 결합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차기 잠재적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보유한 영남권 및 20~40대 진보·중도 표심이 결집될 공간을 마련한다는 얘기가 되고, 이는 범야권 통합의 주도권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 해체 수순에 버금가는 통합 폭풍이 덮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꾸로 민주당 입당 등 박 시장이 당과 손잡는 경우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야당 맏형으로서 위상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민주당 중심 통합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전국 정당화, 중도층 결집을 위한 ‘호남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혁통 측은 친노 세력과 일부 시민단체가 결합한 세력의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 통합은 선거만을 위한 공학적 결합이 돼선 안 된다. 민주당이 대통합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박 시장은 두 곳 다 선택하지 않아도 손해볼 것은 없는 상태다. 여전히 대안 세력으로 존재하는 데다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정당이 출현할 경우 박 시장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아직까지는 ‘등거리’ 외교를 하는 모양새다. 6일 있을 정치 세력화를 위한 ‘혁신과 통합’ 콘퍼런스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박 시장의 한 핵심 측근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박 시장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을 것이며 힘을 싣느니 마느니 하는 건 그들의 생각일 뿐”이라면서 “야권 통합 과정에 추임새는 넣겠지만 시장 일 이외에 어떤 정치적 행보도 하지 않겠다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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