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 지역구 중 7곳만 승리… 한나라 ‘서울 전멸’ 위기감

48개 지역구 중 7곳만 승리… 한나라 ‘서울 전멸’ 위기감

입력 2011-10-28 00:00
수정 2011-10-2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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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으로 본 내년 총선 판도

“한나라당의 존재 여부에 대해 경악할 만한 답이 유권자에게서 나왔다.” 서울 영등포갑 출신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위기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서울은 물론 수도권 의원 대부분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번 투표 결과를 내년 총선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세워 각 지역구에서 1대 1 구도를 형성한다고 가정한다면, 집권당이 민심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키지 못할 경우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서울신문은 이번 보궐선거 결과와 역대 주요 선거 및 지난 8월의 주민투표 결과를 다각도로 비교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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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21개 구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눌렀다. 박 시장의 총 득표율은 53.4%로, 2007년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에서 얻은 53.25%보다도 높다. 이 대통령은 당시 모든 구에서 이겼다. 16대 대선에선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서울에서 34만 5581표 앞섰는데, 이번에 박 시장은 나 후보를 29만 596표차로 제쳤다. 대선 투표율이 훨씬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으로선 여간 신경쓰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 의원들을 더 불안에 떨게 하는 것은 이번 결과를 지역구별로 나눠볼 경우다. 48개 지역구 중 나 후보가 승리한 곳은 서초갑·을, 강남갑·을, 송파갑·을, 용산 등 고작 7개(15.5%)에 그쳤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대패한 민주당이 서울에서 차지한 지역구가 바로 7석이었다.

더구나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했던 무상급식 주민투표 실적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민투표율은 25.7%로 투표 참여자가 215만 9095명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나 후보가 얻은 득표수는 186만 7880표에 그쳤다. 반대로 박 시장은 25개 모든 구에서 주민투표에 참석한 인원수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한나라당은 ‘안방’에서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득표율 격차는 19.18% 포인트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15.35% 포인트로 줄었다. 더욱이 18대 총선 당시 강남 3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20%대에도 못 미치는 표를 얻었다. 그러나 이번에 박 시장은 이 지역에서 모두 30%대를 훌쩍 넘어 섰다. 총선 때 박영아(송파갑) 의원과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25.84% 포인트였는데, 이번에는 나 후보와 박 시장 간 격차가 5.06% 포인트로 좁혀졌다.

강북으로 통칭되는 서남권, 서북권, 강북권, 동부권은 박 시장에게 몰표를 주다시피했다. 가장 표차가 많이 난 곳은 관악구로 무려 25.89% 포인트나 벌어졌다. 박 시장은 서울의 425개 동 가운데 344개 동(81.4%)에서 이겼다. 관악·금천·마포·은평·강북구 순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는데, 이들 5개 구에 속한 75개 동 가운데 나 후보가 이긴 동은 단 1곳도 없었다. 박 시장은 나 후보의 지역구인 중구에서도 이겼다. 나 후보는 중구 15개 동 가운데 회현동, 명동, 광희동, 을지로동에서만 앞섰다.

정권 실세인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은평을) 유권자 중 나 후보를 찍은 사람보다 박 시장을 찍은 사람이 1만 4334명 많았다. 선거를 지휘한 홍준표 대표의 지역구인 동대문을에서도 박 시장이 6167표 앞섰다. 박 시장의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던 무소속 강용석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을에선 박 시장이 무려 1만 8781표를 앞섰다.

나 후보가 가장 높은 득표율을 올린 동네는 대표적인 부촌인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79.4%를 얻었다. 동을 투표소 기준으로 더 세분해 보면 타워팰리스에 마련된 강남구 도곡2동 제4투표소에서 나 후보는 88.2%의 득표율을 보인 반면 박 시장은 11.6%에 그쳐 모든 투표소 가운데 가장 큰 표차를 나타냈다. 하지만 강남의 달동네인 구룡마을 주민들이 주로 투표한 개포2동 제7투표소에서는 박 시장이 1652표를 얻어 678표에 그친 나 후보를 넉넉하게 따돌렸다. 서초구 방배 2동에서도 나 후보(5801표)에 비해 박 시장(5901표)이 앞섰는데, 이곳은 지난여름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전원마을이다.

강남3구 외에 나 후보가 승리한 구가 용산구인데, 나 후보는 이 지역 16개 동 가운데 7개 동에서만 이겼다. 특히 박 시장 당선의 1등 공신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거주하는 곳으로 최고급 주상복합주택이 즐비한 한강로동과 동부이촌동으로 불리는 이촌제1동에서 나 후보에게 몰표가 나왔다.

이창구·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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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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