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與는 미지근해서 野는 뜨거워서…경선 흥행 엇갈린 고민

[서울시장 보선] 與는 미지근해서 野는 뜨거워서…경선 흥행 엇갈린 고민

입력 2011-09-27 00:00
수정 2011-09-2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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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엇갈린 고민에 빠졌다. 여권은 경선 없이 너무 조용하게 후보가 나온 상황이고, 야권은 경선이 너무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김충환 의원이 26일 자진사퇴해 나경원 최고위원이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나 최고위원은 앞으로 보수적 시민단체들이 추대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단일화를 모색해야 하지만 한나라당은 당 외부 인사와 경선을 치를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물밑에서 ‘조용하게’ 단일화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경선을 거치며 후보를 검증하고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한편 선거 일꾼을 단련시켜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면서 “당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나 최고위원의 인지도가 90%이지만, 이중 47.8%가 나 최고위원을 비토할 의사를 보이고 있어 전망이 어둡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홍준표 대표가 한 발 빼는 듯한 모습이고, 박근혜 전 대표도 적극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결국 여야 1대1 구도가 형성되면 경선 흥행 여부는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수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야권은 경선이 너무 치열해 후보들이 본선을 앞두고 ‘흠집’이 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안철수 바람’에 맥을 못추던 민주당이 당내 경선을 흥행시키며 박영선 후보를 선출해 사기가 충만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해서든 박원순 희망제작소 전 상임이사를 모셔오는 게 목표였으나, 이제 어떻게 해서든 박 전 이사를 꺾는 게 목표가 됐다.”고 밝혔다.

박영선 후보는 이미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박 전 이사가 재벌 후원을 많이 받은 것을 짚어 봐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렸고, 박 전 이사는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부자들에게 후원금을 받는 게 뭐가 나쁘냐.”고 응수했다. 본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제기할 문제를 먼저 꺼내 검증하는 게 효과적이긴 하지만 재벌 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자칫 후보 흠집내기로 흐를 수도 있다. 더욱이 박 후보와 박 전 이사가 선명성 경쟁을 벌이면 지지층 결집 효과는 있겠지만 야권에 우호적이었던 중도층이 이탈할 우려도 있다. 12월 민주당이 새 대표를 뽑을 예정이고,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시민사회 및 진보정당 간 힘겨루기가 예상되고 있어 이번 경선이 오히려 민주당 안팎의 분열을 촉발시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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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구혜영기자 window2@seoul.co.kr
2011-09-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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