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건보개혁’ 무상급식 논란

‘한국판 건보개혁’ 무상급식 논란

입력 2010-02-22 00:00
수정 2010-02-2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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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문제가 이번 6·2 지방선거의 ‘메인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매개로 ‘단체장-교육감 후보’ 연대 움직임이 나타난다. 한나라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원희룡 의원 등이 동조하고 있으나, 당 지도부가 “포퓰리즘적 정책”이라며 반대한다. 자녀들의 ‘밥’이 걸린 문제여서 학부모의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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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은 정치인들에게는 표(票)로 계산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복지 개념을 바꿀 수 있는 폭발력을 지녔다. 그동안 한국의 복지는 미국식 선별주의(잔여주의)였다. 정부가 국민의 소득과 자산을 조사해 가난한 사람들을 선별하고, 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가진 사람들은 급식비를 내고, 그 돈으로 서민을 도와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논리가 바로 선별주의의 핵심이다.

김상곤 경기교육감과 김문수 경기지사 간 충돌도 복지 이념의 대립이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말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해 650억원의 예산을 상정했지만, 한나라당이 장악한 경기도의회가 전액 삭감했다. 경기도청과 의회는 대신 월 소득 200만원 미만 가정의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해 750억원 규모의 별도 예산을 통과시켰다.

선별주의와 대립되는 것은 북유럽식 보편주의 복지다. 복지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는 것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무상급식은 헌법이 정한 무상교육의 범주에 포함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기도의회는 선별적 복지를 위해 오히려 100억원을 증액했다. 재정이 넉넉한 서울에서는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학교가 없지만 농촌지역인 전북은 751개 초·중·고교 가운데 472개교가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무상급식을 명문화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내놓은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21일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한 결과 연간 2조원이면 의무교육 대상인 초·중학교에서 전면 무상급식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국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이 분담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인 이상이 제주대 교수는 “무상급식은 미국의 보편적 복지 실험대인 의료보험 개혁과 마찬가지로 복지정책 방향 전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정치인들이 이 문제에 호응하고, 지역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입법화가 추진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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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0-02-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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