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과 정파 사이… 野소속 상임위원장의 고민

중립과 정파 사이… 野소속 상임위원장의 고민

입력 2009-12-19 12:00
수정 2009-12-1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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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돋보기] 조정역 이낙연 vs 소신파 추미애

국회 상임위원장은 고독하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이나 예산안을 맨 먼저 ‘집도’하는 위치여서 절대 중립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소속 정당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힘들다. 소수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다면 고민은 두 배가 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상임위를 이끌고 있는 이낙연(왼쪽) 농림수산식품위원장과 추미애(오른쪽) 환경노동위원장이 요즘 그런 처지다. 18일 만난 이 위원장은 “외롭고, 괴롭다.”고 했고, 추 위원장은 “진심을 진심으로 듣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위원장이 요즘 여당에 칭찬을 받는 반면, 추 위원장은 야당과 노동단체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이다. 이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조정론자이고, 추 위원장은 원칙을 강조하는 소신파다. 조정과 소신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소관 4대강 예산 4066억원에 대해 여야 합의를 이끌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겼다. 합의의 핵심은 700억원을 떼어 4대강 이외의 사업에 쓰기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합의 처리의 정수를 보여줬다.”면서 “내년 전체 예산안도 농식품위 합의를 참고하면 못할 게 없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면서 “예결특위에서 반드시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농림부 장관을 따로 여러 차례 만나 설득했고, 여야 의원들에게도 최우수 상임위의 면모를 보여주자고 애원해, 미흡하지만 조정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이 이끄는 환노위는 법안 처리가 미흡해 ‘불량 상임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환노위에도 4대강 관련 예산 3000억원이 숨어 있고, 뜨거운 쟁점인 복수노조 허용,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노동 관계법 개정 문제가 있어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한나라당은 “위원장의 독선 때문에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해야 할 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고 압박한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사용자 단체나 노동자 단체를 계속 만났고, 지난 17일 정부, 여야, 경영계, 노동계가 모두 참여하는 다자협의체 구성을 이끌어 냈다. 추 위원장은 “노동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 성격상 의회 합의보다 사회적 합의가 더 중요하다.”면서 “다른 이상을 지닌 세력의 요구를 법이라는 현실에 접목하려면 늦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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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9-12-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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