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터진 공천갈등 충격요법

심야에 터진 공천갈등 충격요법

홍희경 기자
입력 2008-02-01 00:00
수정 2008-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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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호총장 퇴진요구 안팎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친이(親李·친이명박) 진영의 핵심인사인 이방호 사무총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뽑아들면서 친이·친박(親朴·친박근혜) 진영간 공천 갈등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강 대표는 1일 새벽 0시를 넘긴 시각 경기도 분당의 자택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자신이 당무까지 거부하면서 친이측의 양보를 요구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충격요법을 동원한 것이다. 친박 진영이 분당도 불사할 움직임을 보이며 강력 반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천심사위는 물론 친이 진영이 사태 해결에 그다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자 특단의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의 측근은 “당무를 거부하면서까지 공천심사위와 친이 진영의 적극적인 공천 갈등 해결 노력을 주문했으나 지난 이틀간 이들의 움직임은 이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대표로서 더이상 다른 수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특히 자신과 이 총장, 친박 진영의 좌장인 김무성 최고위원의 3자 회동에서 공정 공천 방침을 거듭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천심사위가 부패 전력자 공천신청 배제 방침을 결정하는 등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은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가 심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총장 퇴진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과 최시중 고문 등 친이 진영 원로들이 강 대표를 적극 만류하고 나섰으나 강 대표는 끝내 뜻을 꺾지 않았다.

강 대표의 퇴진 요구에 대해 이 총장은 이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친이·친박 진영의 균형추 역할을 해 온 강 대표가 이 총장 퇴진을 요구한 만큼 일단 친이 진영의 일정 부분 후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패 전력자 공천배제 방침도 어떤 형태로든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총장을 비롯해 친이 진영이 강 대표의 요구를 거부하고 당규에 따른 공정공천 원칙을 고수한다면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 진영은 이날 박 전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두 차례 긴급 모임을 갖고 집단 탈당을 포함한 향후 대책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31일 오후 1시 국회도서관 회의실에서 26명의 의원이 1차 회동을 가진 친박 진영은 오후 5시엔 김 최고위원실에서 10여명이 모여 2시간이 넘게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분당’과 ‘공심위 결정 일단 수용’이라는 강온론이 맞부닥친 끝에 일단 좀더 지켜 보면서 공심위의 ‘진의’를 파악하자는 절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면서 친이 진영의 핵심인 이재오·정두언·홍준표 의원을 겨냥, 선거법 위반 전력도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맞불카드’를 던지며 친이 진영을 압박했다.

회동에 참석한 이혜훈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뜻에 의해 열린 최고위원회의 결과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공심위 결정을 일축한 뒤 “선거법 관련범죄도 공천심사기준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측 한 의원은 “일단 설 전까지는 상황을 지켜 보겠지만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의 신뢰 관계가 깨졌다는 판단이 들면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밤 늦도록 이어진 당 지도부의 수습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분당까지 포함한 친박 진영의 집단행동 가능성은 여전히 잠복해 있다. 이 당선인의 뜻이 무엇이든 공천 지분을 보다 늘려야 하는 친이 진영의 속사정이 양측의 원만한 타협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박 전 대표측의 응집력이 강해지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여전히 한나라당은 폭발 압력이 한껏 높아가는 휴화산의 모습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8-02-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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