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환제 25일시행… 약될까 독될까

주민소환제 25일시행… 약될까 독될까

입력 2007-07-17 00:00
수정 200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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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사유 무제한… 소환 남발 우려

‘약인가 독인가.´ 오는 25일 주민소환제 전격 시행을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들썩이고 있다. 경기 하남시장을 필두로 전국 단체장 10여명이 소환 명단에 오르내린다. 주민소환제는 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등 지방권력의 전횡 견제와 의회 기능 확립, 지방자치의 민주주의 정착에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13년’ 동안 견제 세력이 없었다는 점에서 뒤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판을 보는 이해관계는 복잡하다. 주민·시민단체는 ‘흠집 있는’ 단체장 등을 주민의 이름으로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반면 일부 단체장은 ‘마녀사냥식’ 소환을 우려하며 법의 보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소환 남발에 따른 눈치행정, 지역갈등, 예산낭비 등 부작용을 앞세운다.

●꼬리 무는 소환 10여명될 듯

전국 첫 소환 투표는 김황식 하남시장에게 모아진다. 하남시 주민소환추진위원회가 꾸려진지 일주일만인 지난 13일 소환투표에 필요한 1만 5781명(총 투표자의 15%)의 서명을 받아냈다.

이효선 경기 광명시장은 호남인 비하 발언으로, 김태환 제주지사는 해군기지 강행으로, 박희현 전남 해남군수는 돈 받고 인사를 한 혐의로 주민들이 소환을 준비 중이다. 또 윤진 대구 서구청장은 과태료 대납 사건으로, 김시환 충남 청양군수는 예산 낭비 등으로 소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국 230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37명(4명 구속)이 현재 소송 중이어서 소환 대상자는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하남시의 경우 광역화장장 유치 대가로 중앙정부로부터 2000억원을 지원받아 하남까지 지하철을 놓아 지역발전을 한다는 목적이었다. 경북 경주시가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유치하는 대가로 3000억원을 지원받아 지역발전을 꾀하는 경우와 같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하남시 ‘주민소환추진위원회’ 박준석(36) 사무국장은 “김 시장 소환은 시장이 아파트 단지 주민의 의견 수렴 없이 광역화장장을 유치한 데다 반대하는 주민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자체장,“관련법 개정해달라”

이에 대해 지자체들은 국책사업이나 광역화사업이 주민소환제로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여기에다 소환제가 시책의 공공성이나 예산낭비 등이 아닌 ‘님비’ 등 지역이기주의를 관철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국지자체협의회에서는 현행 주민소환법의 소환 청구 남발 가능성을 들고 있다. 단체장과 의원 등 소환 대상자의 청구 사유를 규정하고 청구인 수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현행법대로라면 어떤 사유로도, 단 1명의 주민이라도 단체장을 소환 청구할 수 있다. 수도권지역의 한 단체장은 “누군가 특정 목적을 노리고 단체장을 독선 행위로 밀어붙여 소환 청구한다면 혼란과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주민소환제로 인한 행정 공백도 우려했다. 투표 공고와 결과 발표까지 최대 30일 동안 소환 대상자는 권한이 정지된다. 경실련 위정희(39) 시민입법 사무국장은 “주민소환제는 악용소지 우려가 있지만 선출직 공무원에게 책임성을 부여하고 주민 참정권을 실현하는 결정체로 빠른 시일 내에 정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국종합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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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소환제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주민투표로 강제로 옷을 벗기는 제도. 시장·군수 등 기초단체장은 투표자 총수의 15%가 동의하면 소환투표에 부쳐진다. 또 총투표자의 3분의1 이상이 참가해 과반수 이상 찬성하면 소환 효력이 발생한다. 단, 소환 대상은 임기 1년이 지나야 한다.
2007-07-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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