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탈당이후] 한나라 “먹던 우물에 침 뱉어”

[손학규 탈당이후] 한나라 “먹던 우물에 침 뱉어”

전광삼 기자
입력 2007-03-21 00:00
수정 2007-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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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동안이나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고 나갔다.”,“단물 빨아먹은 뒤 등에 칼을 꽂고 나갔다.”

한나라당은 20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격한 어조로 맹비난했다. 전날 손 전 지사의 탈당 선언에 당혹해하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손 전 지사가 탈당의 변을 통해 한나라당을 구태정치의 온상이자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주인 행세를 하는 정당으로 폄훼한 데 대해 “배신감을 넘어 인간적 자괴감까지 느낀다.”고 몰아세웠다.

한나라당이 ‘손학규 때리기’를 본격화한 것은 손 전 지사에 대한 배신감뿐 아니라 초기에 ‘싹’을 자르지 않으면 ‘대권 3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손 전 지사가 범여권 단일후보로 부각되기 전에 ‘배신자’ 내지는 ‘철새’의 굴레를 씌워 단호히 응징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한나라당 고위당직자회의는 손 전 지사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은 명분도, 납득할 이유도 없으며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면서 “한나라당에서 장관, 경기지사를 한 분이 떠나면서 남아 있는 사람들의 등에 칼을 찌르고 나간 데 대해 참으로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군정의 잔당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가 주인 행세를 한다고 했는데 그게 누구인지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내가 주인이고 강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 분이 열흘 만에 말을 뒤집고 왜 나갔느냐. 손 전 지사 발언은 열흘도 못 가는 ‘손언십일변’인 것 같다.”고 비꼬았고,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대권 욕심만을 위해 정치 도의를 저버리는 사람에게 하늘은 대권을 주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힐난했다.

유기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상황이 불리하면 탈당하는 것이야말로 낡은 정치의 전형”이라며 “15년 동안 먹던 우물물에 침을 뱉는 비신사적 행위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또 손 전 지사가 ‘말바꾸기’와 ‘식언(食言)’을 통해 당을 기만했다며 그간 손 전 지사의 발언을 조목조목 정리해 공개했다.

한편으론 범여권의 ‘손학규 편들기’가 공작적 차원에서 비롯됐다는 식의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손 전 지사의 탈당에는 국민적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범여권의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즉각 환호작약하고 나서는 태도야말로 공작정치로의 회귀를 말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2007-03-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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