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밀리고 군부 떠오른다?

개혁파 밀리고 군부 떠오른다?

박정현 기자
입력 2006-08-16 00:00
수정 2006-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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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때문에….” 북한은 최근 들어 툭하면 군부를 들먹이고 있다. 미사일을 발사한 지 엿새 뒤인 지난달 11일 부산에서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군부에서 하는 일이라서….”라면서 비껴갔다.

경의선 열차 시험운행 중단의 핑계도 군부로 돌렸다.2002년 4월 방북했던 임동원 대통령 특사가 조속한 철도 연결을 요청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명수 군 작전국장을 불러 지시를 하면서 “군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를 통제하지 못하고, 끌려다닌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남북경협에 군부 위기의식”

정부의 당국자는 14일 북한 권력이동이 진행 중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군사적 요충지인 개성공단 개방과 6자회담 등을 주도해온 개혁·개방파에 밀리던 군부가 권력을 다시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국자는 “북한 군부는 남북 경협이 진행되면서 개혁·개방세력의 힘이 커가는 데 위기의식을 강하게 느꼈을 것”이라면서 “위기 의식을 느낀 군부가 미사일 발사 등으로 힘을 다시 장악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일 위원장은 인민군 참모총장 출신의 오극렬 당 작전부장을 제거하려고 했으나, 오극렬을 따르는 군부 인사들이 많아 실패했다.”고 전했다. 오극렬 대장의 장남 세욱은 2004년 청진에서 배로 탈북해 미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 오극렬 부장을 제거하지 못했다는 점은 김 위원장의 군부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절대권력 앞에 감히 누가…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군부로의 세력이동이 진행 중이라는 관측을 일축한다.50년 넘는 절대권력 앞에 나설 세력은 없다는 것. 백학순 세종연구원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 군인은 정치인이고, 국방위는 당보다 많은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2002년 7월의 개방조치는 군부와 개혁·개방파의 대립에서 개혁파가 이긴 게 아니라 김정일 위원장의 설득이 주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당초 권력이 군부에 집중돼 있었다는 얘기다.

정영태 북한연구원 연구위원은 “군부 출신이 당과 국가기관에 진출하고 있지만 유일지배체제에서 군부가 집단적인 파워를 행사하기는 어렵다.”면서 “최근의 군사적 긴장도 전술적 변화 차원에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부를 언급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이는 대남협상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만약 정말로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에 질질 끌려다닌다면 숨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대남전략은 통일전선부(통전부)가 주도하고 있다. 통전부는 산하에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아태평화위를 두고 있다.

최근의 경의선 열차 시험운행 무산이나 미사일 발사도 통전부의 계획된 긴장고조 전략차원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이후 4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데 대해 정 연구위원은 “북한은 사실상 제국주의와 전투 중”이라면서 “공식행사에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벙커 속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가상적인 전투를 벌여왔다는 얘기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2006-08-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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