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시작전권 4년내 반환 제안

美 전시작전권 4년내 반환 제안

김상연 기자
입력 2006-07-20 00:00
수정 200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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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엔사 강화로 영향력 유지 판단 韓, 정찰장비 확충 국방비 큰 부담

미국 정부가 전시 작전통제권(작통권)의 한국군 환수와 관련,“한국군이 작전능력을 확보한다면, 오는 2010년 이전에라도 되돌려주겠다.”는 입장을 최근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한·미 군사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3∼14일 서울에서 열린 제9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회의 실무협상에서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미국측이 우리 군의 작전능력 확보를 전제로 작통권을 돌려줄 수 있다는 입장을 소극적으로 밝힌 적은 전에도 있었지만,‘2010년 이전’이라는 구체적 시기를 명시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2010년 이전’은 우리 정부의 희망 환수 시기인 2011∼2012년보다도 앞선 때여서 미국측의 돌연한 적극 행보의 배경이 주목된다. 미국측의 제안에 우리측은 일단 “2010년 이전이면 준비가 덜 돼 있을 때인데, 이른 감이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작통권 환수 시기는 추가적인 한·미간 실무협의를 거친 뒤 오는 10월 양국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향후 한반도 안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밑그림이 점차 뚜렷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3일 미측이 ‘2010년 이전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의사’를 밝혔다는 새로운 사실이 결정적 분석의 틀을 제공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작통권을 가져갈 테면 가져가보라.’라는 식의 감정적 내지르기로 보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해 득실을 철저히 따지는 미국인과 미국 정부의 속성상, 허언(虛言)이라기보다는 실제 정책의 방향성이 작통권 반환쪽으로 굳어진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작통권 환수 이후에 대비,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는 대신 2개의 한·미 독자사령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최근 밝힌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할 만하다.

한·미 군사관계 소식통은 19일 “작통권 환수에 거부감을 보이던 미국이 지난 5∼6월을 기점으로 굳이 기존 입장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번 ‘2010년’ 의사 표명으로 미국의 정책방향이 확인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작통권 반환에 따른 영향력 감소를 고스란히 감수하려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 미국이 작통권 반환에 따른 영향력 공백을 유엔사 강화를 통해 메우려 한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쟁이 나면 미군 위주의 유엔군이 구성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어차피 한국군도 실질적으로는 미군의 지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메커니즘을 간파했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가 ‘한반도에 주둔 중인 유엔사령부 소속 회원국가의 군병력 증강과 관련한 연구’를 해달라고 자국 정부에 요구하는 법안을 지난달 22일 통과시킨 것도 이같은 변화와 궤를 같이 하고 있는 인상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입장에서 작통권 환수는 명분에 그칠 뿐 실질적으로는 미군의 영향을 받는 구도가 유지되는 셈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으로서는 작통권 반환을 명분 삼아 주한 미 지상군 감축에 더 쉽게 나설 수 있게 되고, 이는 곧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정책목표에도 탄력을 부여하는 이점도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2010년일까. 외교 소식통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미국이 진정으로 작전권을 반환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의 목표보다 앞선 시점을 제시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제 부담은 우리 정부 쪽이 커졌다. 독자적 작통권 행사를 위해서는 감시·정찰장비 수준이 지금보다 2∼3배가량 향상돼야 하기 때문에 4년 이내에 천문학적인 국방예산 투입이 필요하다. 여기에 미군에 비해 실전 경험이 일천한 지휘관들의 전쟁지휘 노하우는 단기간 내에 축적되기 힘든 사안이라는 점도 고민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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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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