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장 ‘비리 개입’ 정황·진술 확보

정사장 ‘비리 개입’ 정황·진술 확보

김효섭 기자
입력 2006-04-21 00:00
수정 2006-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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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등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현대차 비리 1차 수사가 정점에 이르렀다.20일 소환된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다음주 초 소환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조사를 마치면 사실상 현대차의 비자금 수사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자금을 받은 정·관·경제계 인사 등에 대한 ‘2라운드’ 수사가 남아 있다.

검찰, 정 사장 경영권 편법 승계과정 등 집중 추궁

검찰은 20일 소환된 정 사장이 현대차 비리에 상당 부분 개입한 정황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현대차의 실무자급부터 부회장급까지 연이어 조사를 받았지만 최종적인 책임은 결국 정몽구 회장과 정 사장이 져야 할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정 사장을 상대로 집중 추궁한 것은 경영권 편법 승계 부분. 검찰은 현대차 일가의 비리에 대해 ‘회사를 이용한 부의 축적과 이전’이라는 표현을 이미 쓴 바 있다. 그만큼 이번 수사는 비자금 불법 조성에서 촉발되긴 했지만, 처음 예상대로 경영권 문제로 물길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이 정 사장을 상대로 최종 확인 수사하고 있는 부분은 2001년 3월 글로비스에 세워 계열사의 ‘물량 몰아주기’가 이뤄진 배경,2005년 11월 현대오토넷이 본텍을 인수합병하면서 본텍의 주식가치를 두 달 전 지멘스에 매각할 때의 두 배가 넘는 주당 23만여원으로 평가하게 된 경위 등이다.

또 위아, 카스코, 아주금속공업 등이 그룹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채무를 탕감받기 위한 김동훈(57·구속) 안건회계법인 전 대표의 로비 과정도 캐물었다. 이 회사들의 계열사 편입과정은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 글로비스를 통해 조성된 비자금으로 기아차 주식 등 계열사 주식을 사들였는지도 집중 조사했다.

비자금 조성에 정 사장이 관여했는지도 검찰이 확인중이다. 정 사장은 비자금을 조성한 창구 역할을 한 글로비스와 현대오토넷 등의 대주주로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두 회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은 최소 수백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입 사실이 확인되면 정 사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 배임 혐의를 적용받아 형사처벌은 불가피해 보인다.

비자금 용처수사 등 금명간 현대차 수사 ‘2라운드’ 시작

제보로 받은 확실한 단서를 갖고 한 달 만에 총수 부자까지 소환하는 초스피드 수사를 통해 검찰 수사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다음주 초 정 회장을 소환하고 관련자들의 사법처리를 마무리해 현대차 관련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의 남은 부분은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대표 김재록(46)씨 로비의혹 등 비자금 용처에 대한 수사다. 정 회장 부자에 대한 조사는 이미 알려진 비리 등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것과 동시에 현대차 비자금의 용처 수사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일사천리식으로 해온 수사와는 달리 증거잡기가 쉽지 않은 정관계·금융권 인사 등에 대한 로비의혹 등 용처 수사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6-04-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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