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장성 진급 비리 의혹사건에 대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결과 발표와 육군측의 전면적인 반박이 이어진 24일 국방부 청사는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사안의 심각성 탓인지 오전 7시30분부터 차관보급 이상 간부들과 조찬을 함께 하며 군 검찰의 발표 내용과 향후 대책 등을 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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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검찰이 이날 내놓은 육군의 조직적인 진급비리 혐의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어서 육군 관계자들은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일각에서는 진급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의 소환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곧바로 흘러나왔다.
육군측은 오전까지만 해도 군 검찰의 발표 내용에 대한 입장 요청에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며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후 들어 육군쪽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기 시작했다. 공식 반박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윤 장관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제를 지시했던 최근 언급을 거론하며 군 검찰의 수사 발표에 대한 육군측 해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일부에서는 나돌았다. 군 검찰의 발표는 공식적인 행위이지만, 육군측의 해명은 비공식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
그러나 자이툰부대 격려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오른 남 총장이 오후 1시쯤(한국시간) 중간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윤 장관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육군이 해명 브리핑을 할 수 있도록 강력히 요청해 허락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육군측은 이날 브리핑에 군 검찰이 기소한 인사참모부 인사관리처장 이모 준장과 그의 상급자인 인사참모부장 윤모 소장 등 ‘중량급’을 내세워 적극 해명토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윤 장관이 “해당 장성이 나서면 모두 파면시키겠다.”며 강력하게 저지하면서 정훈공보실장(준장)과 영관급 인사 실무자가 해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육군측의 해명 브리핑이 신경이 쓰이는 듯 군 검찰이 이날 수사 결과를 발표한 국방부 신청사를 브리핑 장소로 제공하면서, 국방부 마크가 새겨진 배경도 가렸다. 한편 자이툰부대 방문을 마치고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남 총장은 군 검찰의 장성 진급 비리 의혹 사건 발표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군 검찰 발표를 보고받았느냐. 인정하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일절 답변을 거부하고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을 빠져나간 뒤 헬기편으로 계룡대로 내려가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2004-12-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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