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다행이고,기쁜 일이다.”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 27년만에 호주·뉴질랜드를 방문하고 돌아온 반기문 장관은 이렇게 한숨을 돌렸다.반 장관에게 두 나라 방문은 ‘숙제’였다.‘김선일 사건 청문회’ 등 이유로 당초 방문 계획을 2차례나 미뤘던 탓도 있다.그러나 무엇보다 외교 관례상 ‘답방’의 관행을 지키지 못한 부담감이 컸다.
이 기간 뉴질랜드의 외무장관은 5차례 방한했다.호주는 현임 다우너 장관만 따져도 5차례나 된다.두 나라는 방한 때마다 외교부 장관을 초청했고,우리는 매번 ‘조속한’ 답방을 약속했다고 한다.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개인간에도 한번 초대받으면 초대하는 게 기본인데,국가간에 이만저만한 결례가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두 나라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데 있다.지난 2월 반 장관의 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 방문도 외교부 장관으로서 20여년만에 이뤄졌다.그나마도 한국군 이라크 파병에 따른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인데,“어찌보면 아쉬운 일이 생겨 찾아가는 ‘속보이는 짓’이 될 수 있다.”고 한 외교관은 지적했다.
전임 윤영관 장관은 재임 347일간 13차례 해외에 나갔다.체류기간은 88일간이다.얼핏 나쁘지 않은 ‘성적’ 같지만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이 대단히 미미한 대통령 수행 때를 빼고 나면 8차례,47일간에 불과하다.여기서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강을 제외하면 4차례 30일간뿐이다.반 장관도 5차례 28일에 불과하다.‘4강 외교’ 말고는 외교랄 것도 없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장관 단명,국내 정치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장관에게 몰리는 과도한 업무 등이 이런 현상의 주요인으로 꼽힌다.복수차관제의 긍정 검토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장관이 된 뒤 4강국 한바퀴 돌고,대통령 수행하고,국제회의 한두차례 갔다 오면 임기가 끝나는 데 뭘 하겠느냐.”고 반문했다.외교부 장관 임기는 문민정부 이래 2년을 넘긴 적이 없고,1년 안팎짜리도 허다하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 27년만에 호주·뉴질랜드를 방문하고 돌아온 반기문 장관은 이렇게 한숨을 돌렸다.반 장관에게 두 나라 방문은 ‘숙제’였다.‘김선일 사건 청문회’ 등 이유로 당초 방문 계획을 2차례나 미뤘던 탓도 있다.그러나 무엇보다 외교 관례상 ‘답방’의 관행을 지키지 못한 부담감이 컸다.
이 기간 뉴질랜드의 외무장관은 5차례 방한했다.호주는 현임 다우너 장관만 따져도 5차례나 된다.두 나라는 방한 때마다 외교부 장관을 초청했고,우리는 매번 ‘조속한’ 답방을 약속했다고 한다.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개인간에도 한번 초대받으면 초대하는 게 기본인데,국가간에 이만저만한 결례가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두 나라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데 있다.지난 2월 반 장관의 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 방문도 외교부 장관으로서 20여년만에 이뤄졌다.그나마도 한국군 이라크 파병에 따른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인데,“어찌보면 아쉬운 일이 생겨 찾아가는 ‘속보이는 짓’이 될 수 있다.”고 한 외교관은 지적했다.
전임 윤영관 장관은 재임 347일간 13차례 해외에 나갔다.체류기간은 88일간이다.얼핏 나쁘지 않은 ‘성적’ 같지만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이 대단히 미미한 대통령 수행 때를 빼고 나면 8차례,47일간에 불과하다.여기서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강을 제외하면 4차례 30일간뿐이다.반 장관도 5차례 28일에 불과하다.‘4강 외교’ 말고는 외교랄 것도 없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장관 단명,국내 정치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장관에게 몰리는 과도한 업무 등이 이런 현상의 주요인으로 꼽힌다.복수차관제의 긍정 검토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장관이 된 뒤 4강국 한바퀴 돌고,대통령 수행하고,국제회의 한두차례 갔다 오면 임기가 끝나는 데 뭘 하겠느냐.”고 반문했다.외교부 장관 임기는 문민정부 이래 2년을 넘긴 적이 없고,1년 안팎짜리도 허다하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04-09-03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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