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을지로 70년, 추억까지 사라질까요

[포토 다큐] 을지로 70년, 추억까지 사라질까요

도준석 기자
도준석 기자
입력 2019-01-24 17:32
수정 2019-01-2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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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른 재개발 갈등… 위기의 공구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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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선반가공 작업 도중 손가락이 골절된 대원정밀 윤 모(59) 사장이 통신장비에 사용되는 부품을 만들고 있다.
30년 전 선반가공 작업 도중 손가락이 골절된 대원정밀 윤 모(59) 사장이 통신장비에 사용되는 부품을 만들고 있다.
70년 역사를 간직한 을지공구거리를 비롯한 서울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 상가의 재개발 논쟁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개발 청사진이 나온 뒤 이미 작년 초부터 철거와 이주가 시작된 예정된 개발이었지만 최근 일부 언론이 ‘을지면옥´을 비롯해 유명세 탄 ‘노포’(老鋪)의 보존가치 등을 이슈화하면서 건물주와 임차 상공인, 오래된 주변 점포의 이해관계가 새삼 갈등을 빚으며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거기에 개발 주체인 서울시가 언론과 여론의 향방에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며 혼선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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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직원이 9명까지 있었던 을지다방 박옥분 사장이 35년의 손맛이 깃든 쌍화차를 만들고 있다.
한때는 직원이 9명까지 있었던 을지다방 박옥분 사장이 35년의 손맛이 깃든 쌍화차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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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아무것도 없던 1980년에 처음 문을 연 노가리골목의 원조 을지OB베어. 맥주를 저온 숙성시키는 가게로도 유명하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던 1980년에 처음 문을 연 노가리골목의 원조 을지OB베어. 맥주를 저온 숙성시키는 가게로도 유명하다.
●“소상공인 흩어지면 모두 망해… 돈 떠나 여기서 일하는 것에 보람”

무엇보다 충격이 큰 사람들은 당장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소상공인들이다. 막상 철거가 시작되자 그들이 맞닥뜨린 건 대안으로 찾은 부지의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이다. 결국 이곳을 떠난 소상공인들이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다시 돌아오고 있다.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강문원 청계천 상권수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순히 집을 구하라고 하면 형편에 맞는 집을 구하면 되지만 이곳은 공구, 타일, 도기, 금속, 정밀가공 등 여러 업종의 소공인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뿔뿔이 흩어지면 모두가 망한다. 실제로 먼저 나가서 가게를 차린 사람들이 못 버티고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30여년 동안 이곳에서 일해 온 동구상사 채수노(53) 사장은 “약 20년 전쯤 러시아에 있는 미 대사관에 물난리가 났는데 을지 공구상가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공구를 구할 수 있다고 해서 당시 4500만원 1.5t 트럭을 가득 채운 분량의 공구를 판매한 적이 있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그만큼 이곳 공구상가는 서로 유기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얽혀 있다.

40년 동안 공구상점을 운영해 온 서울기업 김우태(80) 사장도 “이곳에서는 모든 기계공구와 부품을 구할 수 있다. 장비의 부품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던 손님이 여기서 부품을 찾은 뒤 너무 기뻐하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돈을 떠나 여기서 일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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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공구상가 소상공인들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청 앞에서 재개발 전면 무효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을지공구상가 소상공인들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청 앞에서 재개발 전면 무효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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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세운상가에서 바라본 을지로 공구상가. 대부분의 지붕이 천막이나 슬레이트로 돼 있어 깨끗하게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구 세운상가에서 바라본 을지로 공구상가. 대부분의 지붕이 천막이나 슬레이트로 돼 있어 깨끗하게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십년 자리 지킨 맛집도 재정비 대상 “가족 같은 이들과 이별 가슴 아파”

이곳 공구상가의 또 다른 문화의 축은 주변 식당들이다. 상인과 전국 각지의 납품업자들을 상대로 자리잡은 오래된 노포들은 최근 이른바 먹방 TV프로그램이 뜨면서 기업 형태로까지 규모가 커졌다. 그 유명한 천원짜리 노가리집, 호프집 같은 서민적인 음식점들도 있지만 양미옥을 비롯해 을지면옥, 조선옥 등은 외관만 허름했지 매출이나 규모가 중소기업을 뛰어넘는다. 준재벌 소리를 듣기도 한다.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를 떠나 유명세를 탄 이들 음식점의 제모습이 사라지는 것도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수 있다. 35년 동안 한자리에서 을지다방을 운영해 온 박옥분(62)씨는 “가족같이 지낸 사람들하고 헤어져야 한다니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외국으로 떠나 사업하시는 분들도 조명, 공구, 도기, 광장시장, 방산시장, 평화시장, 동대문시장 등이 모여 있는 이곳을 찾아 하루 만에 사업 관련 일, 집안일을 모두 마치고 둘째 날은 여유 있게 냉면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다 다시 돌아간다”며 주변에 연계된 수많은 상가와 음식점, 시설들에 대한 사연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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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시보리 우모 사장이 인근 조명상점의 주문을 받아 조명등의 부품을 만들고 있다. 어깨에 착용하고 있는 견착기도 직접 만들었다.
신진 시보리 우모 사장이 인근 조명상점의 주문을 받아 조명등의 부품을 만들고 있다. 어깨에 착용하고 있는 견착기도 직접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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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공구상점을 운영해 온 서울기업 김우태 사장이 1만여 가지의 공구를 정리하고 있다.
40년 동안 공구상점을 운영해 온 서울기업 김우태 사장이 1만여 가지의 공구를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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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 공구상가의 한 상인이 다양한 종류의 황동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을지 공구상가의 한 상인이 다양한 종류의 황동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서울시 “보존 측면 재검토 후 대책 마련”… 오래 걸려도 공감대 형성한 개발 되길

최근 개발 논란과 관련해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이 지난 23일 “을지로·청계천 일대에서 진행 중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을 도심전통산업과 노포 보존 측면에서 재검토하고 올해 말까지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다시 정리했다. 개발 이해 당사자들은 서울시의 이런 일관성 없는 정책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애초 그들이 주장했던 원칙에 다시 충실하라고 조언한다. 원형을 유지한 채 골목길과 천막으로 된 지붕을 정비하고 상가 이면 골목에 낙후돼 있는 시설은 현대식으로 재건축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보라고. 상인도 삶의 터전을 잃지 않고 관광명소로서의 부가적인 발전을 함께 모색하자는 것이다. 길게는 대를 이어 60여년을, 짧게는 20년의 경험을 가진 장인들의 삶의 터전, 1980년에 한 마리에 100원으로 시작한 노가리 골목 원조 을지OB베어 등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을지공구상가를 자본의 논리만으로 없앤다면 네모난 건물만 우뚝 들어선 아무도 찾지 않는 매력 없는 을지로가 될 수도 있다.

재산권도 중요하고 유무형의 문화적 가치 보존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공구거리 본연의 색을 잃지 않고 이 터를 지켜 온 상공인, 주민들의 삶이 개선되고 영속할 수 있는 개발원칙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길 기대해 본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회복과 변화, 다시 시민과 함께”… 전체의원 워크숍 개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이상훈)은 지난 9월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서울시수안보연수원에서 ‘회복과 변화, 다시 시민과 함께’를 주제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전체 의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2026년 행정사무감사를 대비해 서울시정 전반에 걸친 철저한 점검과 실질적인 대응책을 도출하고, 지방의회의 의정 역량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행정사무감사의 목표를 ‘오세훈표 정책의 실체 규명과 민생 회복’으로 정하고, 이를 위한 3대 전략목표로 ▲정책과 예산으로 공공성 회복 ▲민생과 복지로 시민일상 회복 ▲평가와 개혁으로 변화하는 서울을 제시했다. 이상훈 대표의원은 기조발제에서 상임위원회별 핵심 과제 설정과 책임의원제 도입 및 운영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행정사무감사 주요 성과를 시민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언론 소통 전략을 다뤘다. 이어 진행된 ‘상임위원회 분임토론’에서는 정책조정위원회가 선제적으로 발굴한 상임위별 핵심 현안을 바탕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의원들은 사안별 주요 쟁점을 세부적으로 면밀히 파악하고 주제별 책임의원을 배정하는 등 행정사무감사의 실질적인 성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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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019-01-2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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