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본 사람들] (3) 출동중 부상 서동령·이도재 소방관

[희망을 본 사람들] (3) 출동중 부상 서동령·이도재 소방관

입력 2007-12-25 00:00
수정 2007-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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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 공포’ 딛고 불같이 다시 서다

지난 7월15일 0시5분 부천소방서 당직실. 정적을 깨트리며 전화벨이 울린다.“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는 하소연이다. 서동령(30)·이도재(36) 대원이 스프링 튕기듯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15분 뒤 도착한 곳은 부천시와 시흥시 경계지점에 위치한 주택가 편도1차선 도로. 주차된 승용차 아래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 차량 밑바닥에 고양이가 몸을 웅크린 채 두 사람을 쳐다본다. 에어백을 이용해 차량을 들어올린 뒤, 고양이를 꺼집어낸다. 간단한 구조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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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차림의 부천서 서동령(왼쪽)소방대원이 이도재(가운데)대원의 서울대병원 입원실을 찾아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대원의 부인 조승자씨.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목발차림의 부천서 서동령(왼쪽)소방대원이 이도재(가운데)대원의 서울대병원 입원실을 찾아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대원의 부인 조승자씨.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고양이 구조작업중 음주운전차량에 치여

하지만 두 사람은 반신불수가 될 뻔한 교통사고를 당한다. 구조작업을 마무리하던 중 만취상태의 음주운전 차량이 뒤에서 덮쳐왔다. 사고로 두 사람은 모두 다리를 다쳤다. 특히 서 대원은 두 다리의 피부와 근육이 30㎝ 이상 뜯겨 뼈가 훤히 드러났을 정도였다.100일 이상 입원하면서 십자인대 재건술과 근육파열 재건술 등 수술을 3차례나 받았다.

서 대원의 입원 생활을 뒷바라지한 어머니 최순희(59)씨는 “아들이 소방관으로 직업을 바꾸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고가 안 났을 것 아니냐.”며 울먹였다.

●서동령씨 100일간 3차례 수술… 내년초 복귀

서 대원은 서울시내 한 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하다 응급 환자들을 실어나르는 소방대원들에게 매료돼 2005년 1월부터 소방대원으로 변신했다.“막상 내가 중상을 입고 수술통증 때문에 잠도 잘 수 없고 몸을 옆으로 틀 수도 없을 땐, 내 선택이 후회스러운 적도 있었다.” 그의 솔직한 심경이다.

하지만 소방대원으로 다시 서겠다는 의지 앞에 이 같은 고통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하루에도 수백차례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재활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다리근육이 썩지 않도록 하기위해서다.“재활운동 통증도 지독했지만 혹시 다리를 영영 못쓸 수 있다는 불길한 생각을 떨쳐 내는 게 더 힘들었다.”고 기억했다.

통원치료 중인 그는 내년 봄쯤 목발 없이 걷게 된다. 행정요원으로 복귀한 뒤, 몸이 완전히 회복되면 현장요원으로 다시 뛰는 게 그의 목표다.5월에는 결혼도 한다. 여자 친구인 황혜원(28)씨는 “오빠 몸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소식에 집에서 교제를 반대했으나 오빠가 가장 힘든 일을 이겨내 더 든든하다.”며 기뻐한다.

하지만 서 대원의 마음은 편치 않다. 함께 출동했던 이 대원이 아직 투병 중이기 때문이다. 이 대원은 사고로 그가 쓰러졌을 때,“동령아, 죽으면 안 돼, 정신차려.”라고 외치며 무전기로 구조를 요청했던 선배 대원이다.

●함께 다친 이도재씨 심한 부상에 이식수술

김석채 구조대장은 “이 대원은 정신이 있어 서 대원보다 부상 정도가 약한 줄 알았는데 의사진단 결과, 왼쪽 다리가 구조차량 배기통에 찔려 훨씬 상처가 깊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대병원 이영호 교수는 “오른쪽 다리의 경골 30㎝를 왼쪽 다리로 이식해야 하는데 국내에서 22㎝ 이상 이식해서 성공한 적이 없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시흥소방서 구조대원인 부인 조승자(31)씨는 “수술비 때문에 전세금을 뺄 예정”이라면서 “3살된 아들을 위해서라도 아기 아빠는 꼭 다시 일어날 것”이라며 재기의지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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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2007-12-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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