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우며 정체성 혼란 극복… 한국 친구들과도 친해졌어요”

“한국어 배우며 정체성 혼란 극복… 한국 친구들과도 친해졌어요”

기민도 기자
입력 2018-08-12 17:26
수정 2018-08-12 17:4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주민 취약층 ‘중도입국 청소년’

심장병 치료·부모님 따라 이주 등 다양
“말 통하지 않아 집에만 갇혀 지내기도”
서울온드림센터, 3년간 638명 교육
공교육 진입 등 한국사회 적응 도와
이미지 확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온드림센터에서 김수영 센터장과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압둘라이브 바히전군, 김 센터장, 허량군, 이승현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온드림센터에서 김수영 센터장과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압둘라이브 바히전군, 김 센터장, 허량군, 이승현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외국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한국으로 오게 된 ‘중도입국 청소년’은 국내 이주민 가운데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꼽힌다. 어른과 달리 미성숙한 상태에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낯선 나라에 정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어 배우기’다. 또래 한국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이 성장기에 정체성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다.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온드림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며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해 내는 ‘중도입국 청소년’을 만났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의사소통’을 꼽았다. 허량(14)군은 2016년 심장병을 치료하고자 부모와 함께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한국으로 넘어왔다. 허군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편의점에 갔는데 가격을 물어보지 못해 그냥 집에 돌아온 적이 있다”면서 “병을 고쳐 준 의사 선생님께 고맙다는 말도 직접 못하고 아버지를 통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2013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압둘라이브 바히전(19)군도 “이슬람교를 믿어서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데, 한글을 몰라 음식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읽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은 한국어가 익숙하지만 처음 왔을 때에는 ‘가격이 얼마예요’라는 말도 못해 집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바히전군은 “금방 모국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체류기간이 길어져 온드림센터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1년 만에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고 지금은 글을 읽고 쓰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김 센터장이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한국 사회 적응기’가 담긴 사진 앞에서 온드림센터의 활동 내용을 소개하는 모습.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김 센터장이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한국 사회 적응기’가 담긴 사진 앞에서 온드림센터의 활동 내용을 소개하는 모습.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허군과 바히전군은 “한국어를 배운 후에는 서먹서먹했던 한국인 친구들과 급속도로 친해졌고 심리적인 안정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3년 중국에서 온 이승현(17)군도 “말이 통하지 않을 때에는 먼저 중국에서 이주해 온 친구의 도움이 절실했다”면서 “이제 혼자서도 영화관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이런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고자 2015년 9월 영등포구 대림동 서남권 글로벌센터 건물 3층에 온드림센터를 개소했다. 온드림센터는 서울에서 유일한 중도입국 청소년 지원기관이다. 지금까지 638명의 중도입국 청소년이 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운 뒤 사회의 품으로 돌아갔다. 김수영 센터장은 “중도입국 청소년 대부분이 한국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한국으로 오고 있다”면서 “심리적으로 민감한 사춘기 시절에 이주를 경험하기 때문에 다른 이주민보다 더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을 공교육에 진입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돕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도입국 청소년을 공교육으로 편입시키는 데 종종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본국에서 각종 증명 서류를 떼어 와야 하는 등 서류상의 절차가 복잡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런 사정으로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곧바로 국내 중고교에 다니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진학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센터장은 “검정고시에 합격하더라도 학교장이 학생을 받아들여 줘야 입학할 수 있다”면서 “입학이 세 차례 거절당한 끝에 겨우 학교에 들어간 청소년도 있었다”고 전했다. 허군은 지난 4월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해 한국 중학교에 입학하는 기회를 얻었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한국 땅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바히전군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 모국어로 한국을 소개하고 한국인에게는 한국어로 우즈베키스탄을 소개할 수 있는 관광가이드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인에게는 사마르칸트라는 우즈베키스탄의 유적지를 알려주고 싶고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는 밥을 먹으면서 게임도 즐길 수 있는 한국의 PC방을 소개해 주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허군은 “제가 심장병 때문에 한국으로 왔기 때문에 저처럼 아픈 사람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줄 의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군은 “항공 정비사가 되고 싶다”면서 “김포공항이 집에서 가까워 이사하는 데 돈이 적게 들 것 같다”며 우스꽝스러운 이유를 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정식 출범하는 등 2일을 기점으로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오현주 서울특별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부과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및 등재 의무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법적 활용 근거 신설과 함께 세부적인 시스템 작동 방식 및 예산 분담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오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를 비롯한 10개 광역지자체 특사경 실무협의체는 지난 9월 10일 공동명의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국가 구축 및 관리에 관한 건의서’를 법무부에 전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건의서의 주된 내용은 특사경이 KICS를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상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 범주에 이들을 명시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기존 법무부 KICS 접근 권한을 특사경까지 확대하거나 국가가 주도하여 통합 시스템을 직접 구축 및 관리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9조의2는 사법경찰관리 등이 수사 관계
thumbnail -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8-08-13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