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탐사보도-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조선족 조폭 3인 인터뷰

[서울신문 탐사보도-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조선족 조폭 3인 인터뷰

입력 2009-10-07 12:00
수정 2009-10-0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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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폭력조직의 실체 파악을 위해 옌볜 흑사파 A씨, 헤이룽장파 B씨, 중국동포(조선족) 폭력조직 C씨 등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옌볜 흑사파의 전국화를 예상했다.

●옌볜 흑사파 A씨

“2년 전 경찰의 집중단속으로 두목 등 35명이 검거됐다. 나머지 조직원 100여명은 수사망을 뚫고 근거지인 가리봉동을 떠나 전국으로 흩어졌다. 현재 그들을 중심으로 세력이 확대되고 있다. 유기적인 연락체계를 갖추고 점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1~2년내 거대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다.” A씨는 “한번 쓰러지면 더 큰 조직으로 다시 일어나는 게 중국 폭력조직의 특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2004년 헤이룽장파를 제압하고 옌볜 흑사파가 탄생한 뒤 군소조직을 다 흡수했다.”면서 “다른 조직원들도 옌볜 흑사파 일원인지 알면 바로 ‘형님’ 하고 90도로 인사한다.”고 말했다.

A씨는 국내 폭력조직과의 연계도 증언했다. “웬만한 외국인 폭력조직들은 한국 깡패들과 연락한다. 우리는 전라도 깡패들과 연계했다. 한국인과 시비가 붙었을 경우 그들에게 말하면 쉽게 합의를 보곤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조직이 결성된 배경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그는 “처음엔 고향 사람들끼리 한두 명 모였는데, 석 달쯤 지나자 수십 명으로 불어나며 순식간에 조직이 형성됐다.”고 했다. A씨는 “형님으로 모시는 분이 10명 정도 된다.”면서 “조직 규율과 상부 명령에 반항하면 행동대원들에게 맞아 죽는다.”고 전했다.

●헤이룽장파 B씨

B씨는 “현재 옌볜 흑사파 조직원들은 강남 일대 유흥업소나 카지노, 오락실 등에 진출해 웨이터나 문지기 등 말단부터 중간 간부급으로 일하고 있다. 지금은 세력이 미미하지만 머잖아 강남 유흥가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은 꽤 걸리겠지만 강남이 ‘조선족타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씨는 “강남 일대에서 세를 얻어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조선족 폭력조직들도 많다.”면서 “폭력조직원들은 그들 업소를 비호하며 중국에서 아가씨를 대량으로 공급,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B씨는 헤이룽장파에서 활동하다 옌볜 흑사파가 조선족 조직들을 통일하자 흑사파 일원이 됐다. 그는 “옌볜 흑사파가 무서운 건 단합이 잘되기 때문”이라며 “전화 한 통 때리면 순식간에 20~30명이 모여 정리하고 흩어진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옌볜 흑사파는 고향과 인맥을 중심으로 세력을 넓혀 가고 있다. 한국 폭력조직이 조선족에게 밀릴 날도 멀지 않았다.”고 했다.

●조선족 폭력조직 C씨

C씨는 “청부폭력·청부살인은 굳이 폭력조직원이 아니더라도 (조선족에게) 500만~1000만원만 주면 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C씨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실태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청부폭력과 청부살인은 일상화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C씨는 중국에서 살 때 중국인들의 폭력으로부터 동포를 보호하기 위해 조직을 결성했다. 그는 당시 수하에 있던 조직원들 가운데는 현재 한국에서 폭력조직 두목을 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C씨는 중국에서 유흥주점 운영, 조선족 한국 입국 브로커 등을 하다 국내에 들어왔다. 그는 “브로커 활동 경험상 한국 입국은 너무 쉽다. 위장결혼이나 서류조작을 통한 친척방문 등으로 들어온 불법체류자들이 너무 많다. 폭력조직원들도 서류조작으로 대거 들어온다.”고 밝혔다.

탐사보도팀
2009-10-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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