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분의 한·중관계
ㅣ베이징 이지운특파원ㅣ 중국은 개혁·개방 14년째인 1992년에서야 한국에 문을 열었다.미국과 올해로 수교 30년,일본과 36년째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은 편이다.그러나 교류의 속도와 깊이로 따지면 한·중 관계는 전례가 없을 정도다.
한때 중국에서는 매일 1억명 이상의 시청자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한국에는 130여개 대학이 중문과를 개설하고 있으며,중문과 졸업생이 매년 3000명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중국에 온 외국 유학생 3명 중 1명은 한국인이다.전 세계적으로 중국어 능력시험인 한어수평고시(HSK)를 치르는 응시생 역시 3명 가운데 1명은 한국인이다.베이징에는 왕징(望京)에 한국인 밀집 거주 지역이 형성됐다.7만에서 10만명 이상의 한국인이 몰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중국에서 ‘한류(韓流)’가,한국에서‘한풍(漢風·중국바람)’이 나타난 이유들이다.
정치·군사적으로 보면 ‘적대적 관계’→‘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두 나라는 ‘협력 동반자 관계’를 거쳐 ‘전면적 협력의 새로운 단계’로,이어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까지 진전돼 왔다.지난 11일에는 베이징에서 양국간 첫 고위급 전략대화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빠르게 나타났다.올해 베이징올림픽을 즈음해 중국에서의 민족주의가 강화되면서 ‘혐한류(嫌韓流)’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한국에서도 역사 문제를 비롯한 ‘민족주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동북공정,탈북자 문제 등은 언제든지 양국 관계를 냉각시킬 수 있는 아킬레스건으로 자리한 지 오래다.
한편으로 올 하반기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16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한국인 수를 감소시키는 현상을 낳기도 했다.왕징(望京)은 최근 몇 개월간 최소 20% 이상의 한국인이 귀국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jj@seoul.co.kr
2008-12-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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