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탐방-지하철 정비24시] ‘전동차 의사’ 윤홍배 대리

[주말탐방-지하철 정비24시] ‘전동차 의사’ 윤홍배 대리

정은주 기자
입력 2006-02-04 00:00
수정 2006-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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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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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배 대리
윤홍배 대리


1984년부터 군자차량기지 검수팀에서 일해온 임시검사반 윤홍배(48) 차량대리는 지하철 정비업무를 이렇게 정의했다.

잦은 야근에다 전기사고 위험이 항시 도사리는 일이라 긴장감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엔 종합상황실과 인터넷 홈페이지로 쏟아지는 민원이 어깨를 짓누른다.

“사소한 고장신고는 물론이고 춥다, 덥다는 불평도 많습니다. 같은 전동차에서 엇갈린 민원이 들어오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난감하죠.”

그래도 그는 시민의 따끔한 지적과 비판 덕분에 나날이 지하철 서비스가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윤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비를 안 내는 국립 철도고등학교를 졸업했다.1977년 철도청에 입사했다가 서울에 안착하고 싶어 6년후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로 옮겼다.

그리고 지하철 진료를 평생의 업으로 삼는 ‘전동차 의사’가 됐다. 초창기에는 12시간 맞교대를 했고 나중엔 8시간 3교대로 일했다. 매일 밤 지친 몸으로 돌아온 전동차를 보듬고, 아침이면 깨워서 내보냈다.

그렇게 20년간 지내다 보니 전동차가 친구 같고, 가족 같단다.

“나와 내 가족을 매일 태워주는 고마운 녀석이잖아요. 자신의 승용차를 아끼듯 승객들이 전동차를 아꼈으면 좋겠어요. 사실 내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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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3년 전 임시검사반으로 옮겨 야근에서 해방됐다. 이제 전동차에 문제가 발생하면 긴급출동해 복구해 주는 일을 한다. 전동차 바퀴가 레일 밖으로 탈선하는 경우에 장비를 들고가 바로잡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2호선 냉동장치 응결수 누수를 몽땅 고쳐 시민 불편을 크게 줄였다.

“냉방기를 2000년에 개조했는데 2002년부터 누수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승객 옷에 응결수가 떨어져 불평이 쏟아졌지요.1년간 연구해 개선방안을 찾아냈습니다.” 7명이 특별팀을 구성해 2호선 차량을 모두 손봤단다. 그 결과 2004년 1226건이던 누수 민원이 지난해 145건으로 크게 줄었다.

기술자라면 누구나 ‘내가 아니면 이걸 고칠 사람이 없다.’는 사명감으로 일한다고 윤씨는 말했다.

투철한 직업의식으로 밤을 밝히는 이들 덕택에 지하철은 오늘도 탈 없이 달리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2006-02-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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