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이 면책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파산자의 30.8%는 갚아야 할 빚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답했다. 이중 80.3%는 파산을 전후로 자신을 도와준 친지와 지인들에게 빌린 돈은 반드시 갚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법원에서 완전면책 판결을 받으면 법원에 신고한 채무는 갚지 않아도 법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러나 파산자의 상당수는 개인적인 친분으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빌린 빚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남아 있으며 이는 도의적으로 ‘떼어먹을 수 없는 돈’으로 생각하고 있다.‘인간관계’ 때문이다.
●31% “친지등에 갚을 빚 남아”
전체의 65.4%가 인간관계에 심각한 변화를 겪었으며 이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의 파산자가 자의든 타의든 돈 때문에 뒤틀린 인간관계를 바로잡고 싶은 이유이다.
사업 실패로 지난 1월 파산한 뒤 고향 김천을 떠난 김모(47)씨는 중소기업의 생산직 노동자로 일하며 매월 10만∼20만원씩을 친구들에게 보내고 있다. 김씨는 “고향 친구들은 빌려준 돈을 안 갚아도 된다고 하지만 내 마음이 편하지 않아 적은 액수지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9월 파산한 권모(39)씨도 지인들에게 빌린 빚 2억원의 이자 200만원을 매월 갚고 있다.
●61% 비정규·일용직 신분
면책 이후 생활비를 쪼개 친지 및 지인의 빚을 갚는 파산자는 형편이 나은 편이다. 전체의 61.7%는 비정규직·계약직·일용직 종사자로 고용상태가 불안하다. 파산 이후 수입도 크게 떨어졌다. 설문에 답한 파산자 200명의 한달 평균수입은 파산 전 201만원에서 128만원으로 줄었다.10명 가운데 7명은 “현재 수입으로 생활이 힘들며 빚을 갚거나 저축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해 4월 파산한 현모(37·여)씨는 “무일푼으로 파산한 후 다시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또 빚을 져야 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파산 상황에 대한 인식은 남성과 여성이 다소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파산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반면 여성은 파산 사실이 남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남성의 78.3%, 여성의 56.5%가 파산 이후 사회 활동을 하는 데 냉대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파산 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느냐.’는 질문에는 여성 55.0%, 남성 36.1%가 ‘그렇다.’고 말해 타인의 시선에 여성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법원에서 완전면책 판결을 받으면 법원에 신고한 채무는 갚지 않아도 법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러나 파산자의 상당수는 개인적인 친분으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빌린 빚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남아 있으며 이는 도의적으로 ‘떼어먹을 수 없는 돈’으로 생각하고 있다.‘인간관계’ 때문이다.
●31% “친지등에 갚을 빚 남아”
전체의 65.4%가 인간관계에 심각한 변화를 겪었으며 이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의 파산자가 자의든 타의든 돈 때문에 뒤틀린 인간관계를 바로잡고 싶은 이유이다.
사업 실패로 지난 1월 파산한 뒤 고향 김천을 떠난 김모(47)씨는 중소기업의 생산직 노동자로 일하며 매월 10만∼20만원씩을 친구들에게 보내고 있다. 김씨는 “고향 친구들은 빌려준 돈을 안 갚아도 된다고 하지만 내 마음이 편하지 않아 적은 액수지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9월 파산한 권모(39)씨도 지인들에게 빌린 빚 2억원의 이자 200만원을 매월 갚고 있다.
●61% 비정규·일용직 신분
면책 이후 생활비를 쪼개 친지 및 지인의 빚을 갚는 파산자는 형편이 나은 편이다. 전체의 61.7%는 비정규직·계약직·일용직 종사자로 고용상태가 불안하다. 파산 이후 수입도 크게 떨어졌다. 설문에 답한 파산자 200명의 한달 평균수입은 파산 전 201만원에서 128만원으로 줄었다.10명 가운데 7명은 “현재 수입으로 생활이 힘들며 빚을 갚거나 저축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해 4월 파산한 현모(37·여)씨는 “무일푼으로 파산한 후 다시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또 빚을 져야 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파산 상황에 대한 인식은 남성과 여성이 다소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파산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반면 여성은 파산 사실이 남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남성의 78.3%, 여성의 56.5%가 파산 이후 사회 활동을 하는 데 냉대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파산 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느냐.’는 질문에는 여성 55.0%, 남성 36.1%가 ‘그렇다.’고 말해 타인의 시선에 여성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2005-11-16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