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남단 마라도에서 남쪽으로 81해리(149㎞)를 더 내려가면 ‘환상의 섬’ 이어도가 나온다. 파도가 높게 칠 때만 바위 끝이 드러나는 이어도는 엄밀히 말하면 섬이 아니라 수중암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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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령이나 소설, 상상 속에만 있었던 이어도가 종합해양과학기지로 변모한 것은 지난 2003년. 한국해양연구원은 8년 동안 21억원을 들여 바다속 암초에 철재탑을 쌓아 첨단 과학기지를 만들었다.
이어도가 과학기지로 자리잡은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40%가 이 곳을 지나기 때문이다. 태풍이 제주도에 상륙하기 10시간 전에 미리 태풍의 진로와 세기, 강수량을 측정해 뭍에 전달해 준다.
이어도 기지에는 온도계, 풍향계와 같은 ‘원시적인’ 장비부터 초음파파고계, 자외선형광측정기, 대기자동분석기 등 첨단 장비까지 모두 44종의 관측기가 있다. 관측자료는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해양수산부나 기상청으로 전달된다.
첨단의 옷으로 가라입은 이어도이지만 여전히 사람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는 않는다. 기지 위에 헬기장이 마련됐지만 거센 바닷바람이 좀처럼 착륙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어도 기지를 담당하는 해양부 이상영 사무관은 “매월 한번씩 기기 유지·보수를 위해 관리 요원을 파견하지만 허탕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뭍 사람들이 고요하게 잠든 밤에도 외롭게 먼저 태풍을 맞이하는 이어도가 아직은 자신의 머리 위에 얹혀진 철재탑이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5-05-3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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