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다녀간다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나이는 지났다 하더라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싫다고 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포장지를 풀어보고 씁쓸히 미소지은 기억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성인 남녀가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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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선물도 과유불급(過猶不及)”
인터넷 여성포털 사이트 ‘팟찌(www.patzzi.com)’는 남자회원 100명에게 ‘별로 반갑지 않은 선물’이 무엇인지 물었다. 남자친구에게 무엇을 선물할 것인지 고민하는 여성회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설문조사였다. 그 결과 ‘먹을 것’이 58표로 1위를 차지했다. 오래 기억하기는커녕 한순간에 사라지는 먹을거리 선물은 ‘여차하면 쉽게 잊을 수 있는 남자’라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기피대상 2위는 21표를 얻은 ‘향수’. 요즘엔 남자들 사이에서도 무난하게 주고받는 것이 향수지만 ‘다소 성의없어 보인다.’는 분위기다. 설문에 참가한 한 네티즌은 “향수를 받은 남자는 분명 주는 여자의 성의를 의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피하는 선물 3위는 ‘직접 뜬 스웨터나 목도리’였다.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오버’하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입으면 마치 사랑을 받아들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손뜨개 스웨터는 정말 처치 곤란”이라고 입을 모았다.4위는 향수와 똑같은 이유로 집에 몇개씩 굴러다니는 ‘면도기’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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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어쭙잖은 로맨틱보다는 실속”
신세계백화점이 서울에 사는 20세 이상 인터넷 회원 5688명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선물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여성들은 의외로 ‘실속’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의 20.1%는 가장 ‘반가워하지 않는 선물’로 건강보조식품을 들었다. 지난해 남자친구에게 선식을 선물받았다는 회사원 조수정(25)씨는 “아침을 굶고 다니지 말라는 배려였겠지만 지금도 책상서랍 속에 그대로 있다.”면서 “지금 생각하면 혹시 뚱뚱하니 살 좀 빼라는 의미는 아니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 같은 와인도 반갑지 않은 선물 2위를 차지했다. 공무원 정선경(28)씨는 “아무리 비싼 와인이라 해도 그 맛을 아는 여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솔직히 좋아하는 맥주를 박스로 안겨주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3위는 란제리로 17.6%,4위는 머플러, 스카프, 장갑으로 14.4%, 액세서리가 10.7%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여성들이 ‘받고 싶은 선물’ 1위는 응답자의 32%가 선택한 상품권이었다. 신세계 홍보팀 김자영씨는 “웰빙시대라고는 하지만 불경기의 여파인지 실속 있는 선물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4-12-2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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