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부산’ 한국 제2의 도시,부산의 긍지를 상징했던 말이지만 지금은 그다지 잘 쓰이지 않는다.정점을 기록했던 1991년 389만명이던 부산의 인구는 증감을 되풀이하다 최근 5년 내리 감소세다.지난 11일 부산시가 발표한 올 6월말 인구통계를 보면 주민등록인구는 369만 9205명이다.70∼80년대 영호남에서 노동력을 빨아들인 ‘블랙홀’ 부산은 이제 인구감소에 따른 여러 부작용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울산 현대중공업에 다니고 있는 이형진(41·울산시 삼산동) 과장은 조선 기자재를 생산하던 중소기업체인 부산 신평공단의 D금속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5년 전 지금의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고향을 등지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울산에 둥지를 튼 것은 순전히 직장 때문이다.김 과장은 지금도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17일 부산 서면 로터리 부근의 상점가가 쇼핑을 하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의 인구 감소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돼 세밀한 대책이 요망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부산 왕상관기자 sk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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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 서면 로터리 부근의 상점가가 쇼핑을 하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의 인구 감소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돼 세밀한 대책이 요망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부산 왕상관기자 skwang@seoul.co.kr
●일자리와 일감을 찾아 부산 밖으로
건설 자재 생산업체인 T사는 2002년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서 경남 김해지역으로 회사를 옮겼다.당시 생산직 직원 50여명 가운데 30여명이 회사를 따라 공장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
이 회사 박모(51) 사장은 “당시 공장부지가 협소해 넓은 곳으로 옮겨야 했으나 부산에서는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부산 밖으로 이전했다.”며 ““같은 조건이었으면 부산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전 부산에서 컴퓨터 설계 관련 계통의 소규모 벤처기업을 운영하던 30대의 벤처 사업가 김모(31)씨도 사업이 커지면서 수도권인 경기도 성남시로 이사했다.컴퓨터 일이라 일감이 부산보다 풍부하고 지리적으로 유리한 수도권이 이점이 많았기 때문이다.부산상공회의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381개(3573명) 업체가 부산을 떠난 반면 같은 기간 부산으로 들어온 업체는 261개(1464명)에 그쳤다.이전업체는 그 사유로 부산보다 저렴한 공장용지 값과 물류비 절감 등을 꼽았다.
●부산경제의 침체에 인구도 감소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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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를 떠받쳐 오던 신발산업 등의 활성화에 힘입어 경남·북은 물론 멀리 전남·북에서 일자리를 찾아 흘러들어와 80년 부산인구는 316만여명에 달했다.증가세는 91년까지 지속돼 4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400만 부산’이라는 이름이 따라다녔다.그러나 신발산업의 쇠퇴,수산업의 침체,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겪으면서 일자리와 일감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전출자가 늘어났다.지난해 부산을 등진 사람은 18만 6000여명.이 가운데 수도권으로의 전출자가 30%가 넘는 5만여명에 달했으며,20∼30대가 절반을 넘었다.같은 기간 이웃 도시의 인구 증가세를 보면 부산시와의 인구 연관성을 쉽게 알 수 있다.99년 102만명이던 울산시는 꾸준히 늘어나 올 7월말 107만 8000명이 됐다.또 신도시가 조성된 김해시의 경우도 99년 32만 6000명이던 것이 올해 41만 4000명으로 늘었다.
●진학과 이웃 위성도시로의 전출도 늘어
인문계인 부산 A고교의 경우 고3 수험생(420여명)중 20%가량인 70∼80명이 매년 서울 등 수도권 지역 대학으로 진학을 하고 있으며,B고교(3학년 480명)도 지난 2년간 평균 130명이 서울 등지로 진학을 했다.지난해 부산에서 대입 수능을 치른 학생은 5만 6000여명(재수생 1만 5000여명 포함)으로 20%인 1만 1200여명이 서울 등지로 진학한 것으로 부산교육청은 추산하고 있다.지난 1·4분기 부산지역을 빠져나간 전출자 4만 729명 중 2만 1857명이 울산과 경남으로,1만 4780명이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인구가 줄면 도시기본계획에 차질도
인구 추이는 도시발전지표를 가늠하는 핵심변수인 만큼 도시기본계획 수립에 큰 연관성을 갖는다.인구가 줄어들면 도시기본계획 수립과 재정투자규모,사업착수 시기를 축소하거나 수정할 수밖에 없다.
부산발전연구원 김형균 실장은 “일자리 부족 등으로 인해 젊은층이 대거 역외로 유출되다 보니 생산력 저하는 물론 노동력 손실을 초래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2004-08-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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