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언론의 자유’ 막는 자유연설지역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언론의 자유’ 막는 자유연설지역

입력 2004-05-25 00:00
수정 2004-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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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자유연설지역(free speech area)’.얼핏 보면 미 헌법 1조에 따라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상징처럼 보인다.그러나 실제로는 부시 행정부 들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 사는 빌 닐(66)은 정부 요인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퇴직한 철강 근로자인 그는 헌법이 보장한 ‘의사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고 자신을 불법적으로 구금했다고 주장했다.

닐은 2002년 9월 미국의 노동절인 ‘레이버 데이(Labor Day)’를 맞아 거리로 나섰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피츠버그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여동생과 함께 “가난한 사람을 보살펴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일 작정이었다.

대규모 시위도 아니고 고함을 지르는 게 아닌데다 정부 정책에 대한 의사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다.그러나 그는 부시 대통령이 지나가는 도로 주변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지역 경찰이 그들을 제지하고 거리에서 1.6㎞나 떨어진,철사로 엮은 울타리 안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울타리 옆에는 ‘자유연설지역’이라는 푯말이 있었다.

울타리에 갇힌 많은 사람들은 철사를 잡고 아우성을 쳤지만 부시 대통령이 지나가는 거리에 미치지 못했고 보이지도 않았다.닐은 수용소 캠프 같은 생각이 든데다 미국 전역에서 의사표현의 자유가 보장됐다는 확신에 경찰의 요구를 거부했다.경찰은 그에게 수갑을 채웠고 항의하는 여동생까지 함께 구금했다.미시민자유연합(ACLU)은 이같은 사례들을 모아 닐과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를 지지하거나 비판을 할 기본권이 경호국의 지시에 따라 침해됐고 대통령이 지나가는 장소에 반대의 목소리가 있는 점을 언론이 보도하지 못하게 막았다는 논리다.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제지하지 않고 대통령을 환호하게 한 것은 차별정책이라고 했다.

당시 지역경찰의 부서장인 폴 울프는 법정에서 비밀경호국의 지시에 따라 자유연설지역에 시위자들을 가두게 했다고 증언했다.이같은 사례는 부시 대통령이나 딕 체니 부통령이 차량 행렬을 벌인 오리건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플로리다 등 미 전역에 걸쳐 30건 이상이 접수됐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브레트 버시라는 사람은 경찰의 지시를 어겨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됐다가 법원으로부터 기각됐다.그러나 연방법 위반 혐의로 당국에 의해 다시 기소돼 징역 6개월 형과 벌금 5000달러에 직면했다.의회가 법무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소를 취하할 것을 요구했으나 계류중이다.그는 피켓을 버리거나 자유연설지역에 갈 것을 모두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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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과 비밀경호국은 이같은 인권침해 주장에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2004-05-25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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