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는 인천경제특구] (上) 게일社 127억弗 유치과정

[비틀거리는 인천경제특구] (上) 게일社 127억弗 유치과정

입력 2004-05-20 00:00
수정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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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신도시에 사상 최대 규모인 127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기까지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시는 매립이 완성되지 않아 바다에 불과한 송도신도시에 외국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1999년부터 해외를 돌며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외국기업들에게 보낸 홍보메일만도 수천통에 달했지만 반가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당시는 IMF사태 직후여서 개발 전망이 매우 불투명,매립에 참가한 건설회사마저 대금을 매립부지로 지급하겠다는 시의 제의를 거절할 정도였다.

그러던 차 미국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게일’사의 게일 회장이 인천국제공항 시찰차 우리나라를 찾은 것이 실마리를 푸는 계기가 됐다.당시 최기선 시장은 게일사 일행을 시청으로 초청해 송도 마스터플랜을 제시하며 투자를 적극 권유했다.

그러나 시의 조바심과 달리 게일사측은 게일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10여차례 인천을 찾는 등 신중한 행보를 계속했다.이 때마다 이들은 국가원수 못지않은 VIP 대접을 받았으며 신도시에 대한 헬기투어만 3차례 실시했다.

게일사측은 중국 등의 예를 들어 개발부지 가운데 50%를 무상임대해줄 것과 각종 세금 감면,기반시설 완비 등을 계약조건으로 내걸었다.이에 시는 어려운 재정형편을 호소,신도시 1·3공구 167만평 가운데 도로 등 공공부지를 제외한 88만평을 10억달러에 공급하는 계약을 2002년 3월 체결했다.

시 관계자는 “이는 부지를 평당 조성원가 80만원에 매각한 셈”이라면서 “그러나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개발 전망이 밝아지자 게일사에 특혜를 줬다는 등의 시비가 제기되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차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2004-05-2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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