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서 쓰러진 희귀병 아이… ‘대한민국’이 구했어요”

“남아공서 쓰러진 희귀병 아이… ‘대한민국’이 구했어요”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5-07-08 01:04
수정 2025-07-08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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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직원들 백방으로 도와줘
외교부 ‘해외 사건사고 경험’ 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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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해외에서 겪은 사건사고 경험담 공모전 시상식에서 이권철(오른쪽)씨가 김진아 외교부 2차관에게 외교부장관상(대상)을 받고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제5회 해외에서 겪은 사건사고 경험담 공모전 시상식에서 이권철(오른쪽)씨가 김진아 외교부 2차관에게 외교부장관상(대상)을 받고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국전력에서 해상풍력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권철(50)씨에게 2021년 봄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4년째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원으로 일하던 이씨와 가족들이 평온한 주말을 보내고 있던 때, 당시 중학생이던 큰딸이 물을 마시다 갑자기 쓰러졌다. ‘미끄러졌나’ 하고 넘겼지만 그날 저녁부터 딸은 귀가 안 들린다고 했다가 말투가 어눌해지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

동네 병원을 전전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게다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생한 남아공에선 한국 입국이 전면 봉쇄돼 애만 태울 뿐이었다.

그때 주남아공대사관의 박철주(현 전남도 국제관계대사) 대사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상무관, 경찰 영사 등 대사관 직원들이 백방으로 방법을 찾아봐 줬다고 한다. 우선 ‘재외국민 원격의료상담’을 통해 국내 대학병원과 연결됐고, 남아공 현지 전문의와 병원을 수소문하며 비슷한 증상이 있는 지인 자녀의 소식까지 전하며 자가면역계 질환이라는 희귀 진단명을 찾아냈다. 곧바로 대형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고, 회복 과정에서 탈이 나 심장 수술까지 하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이어졌지만 다행히 딸은 무사히 사춘기 여고생으로 자라고 있다.

그해 남아공의 대규모 폭동으로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입자 원망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아이를 살려낸 남아공과 한국 대사관에 대한 보답으로 당시 지상사협의회장을 지내던 이씨는 모금 활동을 통해 폭동 피해를 입은 현지 미혼모와 가정폭력 피해 아동 쉼터에 등에 5000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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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봉, 그곳에 대한민국이 있었다’는 제목의 이씨의 경험담은 7일 외교부가 주최한 제5회 해외에서 겪은 사건사고 경험담 공모전에서 285건 가운데 대상인 외교부장관상을 받았다. 이씨는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치안이 불안정한 나라에서 생활하는 교민과 주재원들은 대사관의 동향 정보만으로 큰 위안을 얻는다”며 “큰아이를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을 때 부모님보다 먼저 달려와 걱정해 주고 따뜻하게 감싸 준 대한민국의 손길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7-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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