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살 때 개미도 웃돈 준다더니… “대주주 팔고 남는 몫 꼼수”

회사 살 때 개미도 웃돈 준다더니… “대주주 팔고 남는 몫 꼼수”

박소연 기자
입력 2026-10-30 00:19
수정 2026-10-3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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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주’ 의무공개매수제 법안
개미 반발에 본회의 문턱서 스톱
李 “권익과 M&A 조화 해법 찾자”
상장사 절반 대주주 지분 40% 넘어
자산운용사들 “같은 비율 매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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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A사 주식은 1만원인데, 이 회사를 파는 대주주는 같은 주식을 1만 3000원에 판다면 어떨까. 대주주는 경영권을 넘기는 대가로 웃돈을 받지만, 일반주주는 같은 가격에 팔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 격차를 줄이려는 ‘의무공개매수제’가 국회 본회의 문턱에서 멈췄다. 대주주가 먼저 팔고 남는 물량만 일반주주에게 배정해서는 차별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반발 때문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의무공개매수제는 회사 인수자가 일반주주 주식도 대주주와 같은 가격에 일정 물량 이상 사도록 하는 제도다. 회사 성장에 소액주주의 투자도 기여한 만큼 웃돈을 함께 나눠야 한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8일 엑스(X)에 주주 보호와 기업 인수·매각을 조화시킬 해법을 물으며 논쟁에 가세했다.

대주주만 프리미엄을 받는 사례는 적지 않다. 한화투자증권이 2010년 이후 사모펀드의 국내 상장사 인수 거래 26건을 분석한 결과, 경영권 인수 가격은 시장가격보다 평균 26% 높았다. 지난 8월 한앤컴퍼니가 케이카(현 KG모빌리티플랫폼) 지분 72.19%를 팔 때도 계약 발표 전 주가보다 13% 넘는 웃돈이 붙었지만, 일반주주 대상 공개매수는 없었다.

국회가 지난달 마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사들여 최대주주가 되면 전체 주식의 ‘50%+1주’까지 매수하도록 했다. 다만 대주주 주식부터 사는 구조다. 법안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일반주주 보호가 부족하다는 반발로 지난 1일 본회의 상정이 보류됐다. 국회안에 따르면 대주주 지분이 40%라면 인수자는 이를 모두 사고 전체 주식의 약 10%만 일반주주에게 더 사면 된다. 일반주주들이 가진 60% 중 10%만 사므로 모두 매각을 신청하면 각자 보유량의 약 17%만 팔 수 있다. 대주주는 전량을 팔지만, 1000주를 가진 개미는 약 167주만 웃돈을 받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회사가 많다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이 분석한 상장사 2504곳 중 최대주주 측 지분이 40% 이상인 곳은 1264곳으로 절반이 넘는다. 대주주 지분만으로 매수 의무 물량을 채우면 일반주주 몫이 없을 수도 있다.

이에 자산운용사 18곳은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같은 비율로 파는 ‘비례매수’를 요구한다. 전체 주식의 절반을 산다면 누구나 보유량의 절반씩 팔자는 것이다. 1000주를 가진 개미도 500주를 1만 3000원에 팔아 6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대주주도 주식을 전부 팔지 못하면 은퇴하려는 창업주나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사모펀드가 매각을 꺼릴 수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인수·합병(M&A)를 활성화하면서 일반주주도 보호하려면 기존 지분율대로 공개매수 물량을 배분하는 방법이 있다”며 “즉 대주주와 일반주주 지분이 3대 7이라면 공개매수도 같은 비율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줄 요약
  • 대주주만 웃돈 받는 공개매수 논란 확산
  • 의무공개매수제, 일반주주 차별 논란에 제동
  • 비례매수 요구와 M&A 활성화 과제 부상
2026-10-30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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