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룽징시 명동촌에 있는 윤동주 생가 입구. 룽징 연합뉴스
안 의사 전시실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이 거세게 반발한 직후 폐쇄됐고, 윤 시인 생가는 최근 선양 주재 한국 총영사의 현지 방문 직후 관람객 출입이 통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내부 수리 때문이라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이유나 개방 시점도 우리 정부에 알려주지 않았다. 중국 측의 의도된 보복성 조치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과거에도 자신들의 이익에 어긋나는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어김없이 보복성 조치를 취해 왔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등이 대표적이다. 더구나 이번 전시실과 생가 폐쇄 조치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 정부의 반중 정책이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공조를 복원하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소인배나 갈 법한 길을 가고 있다”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비판은 틀리지 않다.
외교부 당국자는 어제 “중국 내 보훈사적지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중국 측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비롯해 중국 내 각종 사적지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 한발 나아가 김치와 한복, 고대사 등을 중국화하려는 동북공정에도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앞으로 미중 전략 갈등이 첨예화할수록 중국의 갑질과 보복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다양한 대비책이 모색돼야겠다.
2023-08-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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