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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의 일가족 해상 탈북...“北 체제 염증 느꼈다”[외통(外統) 비하인드]

6년만의 일가족 해상 탈북...“北 체제 염증 느꼈다”[외통(外統) 비하인드]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23-05-19 14:03
업데이트 2023-05-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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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이 외교 안보 분야에서 한 주간 가장 중요한 뉴스의 포인트를 짚는 [외통(外統) 비하인드]를 매주 금요일 선보입니다. 국익과 국익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외교·통일·안보 정책이 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을 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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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포함한 북한 주민 일가족이 바다를 통해 탈북한 사례가 6년만에 발생했습니다. 2020년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탈북 규모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일가족이 위험을 무릅쓰고 계획적인 탈북에 나선 것입니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조만간 북중 국경이 열릴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올해엔 탈북민 규모가 늘어날지 관심이 모입니다.

어린이를 포함한 9명의 북한 주민 일행은 지난 6일 서해 해상에서 어선을 타고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습니다. 감시 장비로 이상 동향을 포착한 군은 해상 병력을 투입해 검문검색을 실시했고 귀순 의사를 확인한 뒤 관계기관과 합동 신문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9명은 인척 관계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남한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북한 체제에 대한 염증”을 언급했습니다.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19일 “귀순자들은 평소 남한 방송을 시청하며 우리 사회를 동경해 오고 있었다”며 “코로나19로 사회 통제가 강화되자 체제에 대한 염증이 가중되면서 귀순을 결행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가족 전부가 남한행을 결정했고 미리 선박까지 준비했다는 점에서 단순 생활고가 아닌 체제로부터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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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6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해병대 연평부대 관측소(OP)에서 바라본 북한 내륙과 장재도가 해무에 가려 흐릿하게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 2022년 16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해병대 연평부대 관측소(OP)에서 바라본 북한 내륙과 장재도가 해무에 가려 흐릿하게 보인다.

연합뉴스
북한 주민이 일가족 단위로 어선을 타고 NLL을 넘어 귀순한 것은 2017년 이후 6년만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해상으로 귀순한 것 역시 2019년 ‘삼척항 노크 귀순’ 이후 4년 만입니다. 북한 주민이 어선을 타고 귀순하는 루트는 표류 위험으로 선호되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2000년대 들어 해마다 2차례 이상은 있었는데,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여파로 찾아보기 힘들었다가 또다시 발생한 것입니다.

이같이 일가족이 계획적으로 탈북한 사례가 나타나면서 향후 탈북민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에 관심이 모입니다. 탈북민 입국 인원은 2019년까지 1000명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 229명, 2021년 63명, 2022년 67명으로 크게 줄어든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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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마쓰마에 인근 해상에서 2017년 29일 목선 한 척이 파도에 출렁이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본부는 이날 홋카이도 남부의 무인도 마쓰마에코시마 북동쪽 12㎞ 해상에서 북한 선원 10명이 타고 있는 목선을 발견했으며 배를 기상 상황이 좋은 지역으로 유도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일본 홋카이도 마쓰마에 인근 해상에서 2017년 29일 목선 한 척이 파도에 출렁이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본부는 이날 홋카이도 남부의 무인도 마쓰마에코시마 북동쪽 12㎞ 해상에서 북한 선원 10명이 타고 있는 목선을 발견했으며 배를 기상 상황이 좋은 지역으로 유도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특히 닫혔던 북중 국경이 올해 안으로 개방될 경우 탈북을 시도하는 주민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코로나19 이후 감시 강화와 악화된 식량 사정은 북한 사회 내부 불안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은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 따른 영향이 줄어들면서 탈북이 증가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코로나19 기간 중국 내부 통제가 강화되면서 탈북 루트 자체가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그동안 탈북민들은 대부분 중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로나19로 중국에서 브로커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루트가 막혀버린 상황”이라며 “북중 국경이 재개된다고 갑자기 탈북이 늘어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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