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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 갇혀서도 미소짓던 ‘그 소년’…축구유학 중 사망

동굴에 갇혀서도 미소짓던 ‘그 소년’…축구유학 중 사망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3-02-16 17:18
업데이트 2023-02-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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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생환’ 주인공 프롬텝
영국유학 중 쓰러진 채 발견
“다음 생에도 같이 축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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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사의 카메라에 잡힌 프롬텝의 환한 미소. 트위터
잠수사의 카메라에 잡힌 프롬텝의 환한 미소.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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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군인들이 2018년 7월2일 북부 치앙라이주 쿤남낭논 국립공원의 탐루앙 동굴에 구조용 로프를 짊어진 채 들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태국 군인들이 2018년 7월2일 북부 치앙라이주 쿤남낭논 국립공원의 탐루앙 동굴에 구조용 로프를 짊어진 채 들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2018년 6월 23일. 태국 유소년 축구선수단 12명과 코치가 조난됐다가 기적적으로 구조되는 사건이 있었다.

조난된 유소년 축구단 아이들은 11~17세로, 코치를 따라 관광 겸 동굴로 들어갔다가 폭우로 동굴에 물이 들어차면서 고립됐다.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국제 동굴 다이빙 전문가와 각국 정부가 도움의 손길을 보냈으며 조난 9일 차에 영국 다이버팀이 조난자들의 생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난된 아이들은 당시 동굴 입구에서 3.2km 떨어진 지점에 머무르고 있었다. 소년들은 코치의 지도에 따라 명상을 하며 배고픔과 공포를 이겨냈다.

시기적으로 우기였기 때문에 구조가 지체될 경우 비가 더 내려 수위가 높아질 위험도 컸다. 당시 구조본부는 잠수팀을 투입해 아이들 12명 중 4명을 우선 구조했고, 이틀 뒤 남은 아이들과 코치가 동굴에서 모두 빠져나왔다.

동굴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이들은 전원 생환해 ‘제2의 인생’을 살게 됐고, 이와 관련한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했다.

주장 프롬텝 안타까운 근황
그로부터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가운데 ‘기적 생환’의 주인공이자 유소년 축구단 주장이었던 프롬텝의 안타까운 근황이 전해졌다.

BBC는 15일(현지시간) 두앙페치 프롬텝이 17살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숨졌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 축구 유학 중이던 프롬텝을 지원해온 태국 지코 장학재단은 그가 지난 12일 기숙사에 쓰러져 있는 것을 학교 선생님이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프롬텝이 다녔던 영국 레스터의 브룩하우스칼리지 측도 그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타살 정황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태국 현지에서는 프롬텝이 머리를 다쳤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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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갇혀 있다가 구출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유소년 축구팀 소년들이 군의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7.17 페이스북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갇혀 있다가 구출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유소년 축구팀 소년들이 군의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7.17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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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나이로 생을 마감한 프롬텝. 지코재단
17세 나이로 생을 마감한 프롬텝. 지코재단
“꿈이 이뤄졌다” 좋아했는데…
지난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프롬텝은 SNS에 “꿈이 이루어졌다”며 기뻐했다.

지코 재단 측은 “프롬텝은 영국에서 축구를 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며 “그는 매우 빠르고 영리했으며 행복으로 가득해 보였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프롬텝의 죽음으로 학교는 깊은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그의 가족과 친구, 이전 팀 동료 등 그의 삶의 일부였던 모두와 슬픔을 함께하겠다”면서 당국 및 런던 주재 태국 대사관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롬텝과 함께 동굴에서 구조된 태국 유소년 축구팀 출신 동료들은 SNS를 통해 작별 인사를 전했다.
태국으로 돌아오면 사인 받겠다고 농담을 했는데….
다음 생이 있다면, 우리 다시 같이 또 축구하자.
프라착 수탐, 티딴 차닌 위분렁우엉 추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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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라이 동굴에서 조난자들 13명이 전원 구출된 날 태국 네이비실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던 환한 표정의 유소년 축구팀 소년과 코치의 그림. 인스타그램
태국 치앙라이 동굴에서 조난자들 13명이 전원 구출된 날 태국 네이비실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던 환한 표정의 유소년 축구팀 소년과 코치의 그림. 인스타그램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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